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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부자연스러운 우리는.
작가 : 야광흑나비
작품등록일 : 2017.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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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독백.
작성일 : 17-10-26     조회 : 482     추천 : 0     분량 :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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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의 독백.

 

 예전엔 행복한 사람 곁에 있으면 내가 안 행복해도 행복한 기분이 전염되어서 좋아지는 줄 알았다.

 불행한 사람 곁에 있으면 불행한 기분이 전염되어서 나빠지는 줄 알았고.

 그런데 살아보니 아니었다.

 행복한 사람 곁에 있어도 내가 안 행복하면 행복하기는 커녕 짜증나고 힘든 걸 견딜 수 없었고 오히려 비참함만 가중된다.

 그사람들은 내 삶을 모르니까. 이해할 수 없으니까. 어차피 사람은 다 제각각 자신의 무게를 살아가기 때문에 결국엔 다 자신의 삶만을 중요시 하고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자신이 편해진다면 그렇게 하니까.

 하지만 비슷하게 불행하다고 느껴지는 사람들 틈에 있으면 힘들지언정 행복한 사람 곁에서의 그런 나쁜 기분과 위화감은 들지 않는다.

 불행과 안 좋은 기분이 전염되어서 안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았는데 오히려 그렇지 않고 편안했다.

 감정이 전염 되는 것처럼 흐르는 것은 분명한 것 같은데 자신이 행복한 아우라를 갖추고 있지 않으면서 행복한 사람들 곁에 구겨져서 동화되려 애쓰면 도리어 지치고 힘만 든다.

 그리고 불행하지 않으면서도 불행한 척 불행한 이들을 이해하는 척 동화되려 애쓰는 사람들도 비슷하게 지치고 힘이 드는 것 같다.

 

 어차피 인간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하고 동화되려 해 보지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주변의 눈치를 보고 애써 보지만 힘들어졌을 땐 마주 잡았던 상대의 손을 떼어낼 정도로 자신을 가장 소중히 여기게 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헌데 그런 인간들이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섞여서 위화감을 느끼지 않고 정해진 삶을 살아가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런 인간들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 섞여 살아가면서도 열심히 그 삶을 헤쳐나간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무게일까.

 그리고 과연 그 삶은 온전하고 행복한 삶이 될 수 있을까?

 그 삶을 제대로 살아가기 위한, 지켜나가기 위한 조건은 대체 무엇일까.

 한때는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았다.

 한때는 아무래도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궁금하다.

 몹시 궁금하고 아무래도 좋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마음이 답답해지고 힘들지만 지금 이 현실에 안주해 버리고 싶지가 않다.

 내가 견딜 수 없는 무게가 아니더라도... 위화감이 들더라도...

 그 안에서 견디고 비슷한 사람인 척 연기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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