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무협물
축귀의 검
작가 : 후우우우니
작품등록일 : 2017.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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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북청반란전 17. 회전(머리)
작성일 : 18-03-20     조회 : 403     추천 : 0     분량 : 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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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회전

 

  북청성의 이시애도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있었다.

 대충 셈법도 해명과 비슷한 지점을 짚고 있었다.

 조선의 중앙군에서도 기이수를 사용하는 데에 아군이 동요하고 있다는 점, 그 기이수 맞싸움에서 밀리기라도 하면 군심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릴 것이라는 지점이었다.

 막상 싸움이 시작되자 해명이 잠시 밀리나 싶더니 이내 모든 것을 회복하고 진압군의 선봉 모두를 혼자 뒤엎기 시작했다.

 

 “됐다! 서전의 기세를 잡았다! 이대로면 이길 수 있다!”

 

 혼잣말처럼 내뱉은 이시애의 말에 주변의 장교들의 귀에 쏙 들어가 박혔다.

 

 “우리가 이기고 있다ㅡ! 적의 선봉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있다ㅡ!”

 “해명 도령이 적의 선봉 전부를 이기고 있다ㅡ!”

 “와아아아아아~~~~!!!!!!!”

 

  이시애의 말이 귀로 들어간 입들에서 두 서너 배는 뻥튀기된 성급한 승전보가 전군에 전해졌다.

 4만 병사들에게 포위된 자그마한 성이 기쁨으로 부글부글 끓어 넘쳤다.

 자신의 뒤에서 울려 퍼지는 환호에 대충 짐작을 한 해명은 쓴 웃음을 지었다.

 

 ‘내게 너무 부담 주는 데......?’

 

 해명의 목적은 비합이었다.

 해명이 마각견을 풀어놓아 상대를 휘저어 놓고 비합을 찾고 있었다.

 해명은 비합이 자신을 배신했다는 생각에 슬프다고만 생각하고 있었지, 그것이 어떻게 자신에게 해가 될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는 자책이 들었다. 그리고 비합의 말 한마디에 정신이 퍼뜩 든 것이다.

 

 ‘만일 정말로 지란 이모에게 맡겨놓은 해운을 관군이 잡으면......... 다 죽일 거야....... 관군이든....... 비합이든........ 누구든....... 다 죽일 거야......’

 

 일단 관군 선봉대는 혼란이 수습될 것처럼 보이질 않았다.

 남이가 목이 터져라 호령하며 난군을 수습했지만 쉽게 병들이 모이질 않았다.

 마각견이 여기저기 토해 놓고 다니는 화란(火卵)과 전란(電卵)에 끌려오는 불벼락과 번개에 속수무책, 사방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그 혼란의 사이를 해명을 어깨에 얹은 나모가비가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비합은 반드시 죽여야 해! 비합만큼은......!’

 

  나모가비 어깨 위의 해명이 눈이 벌개서 비합을 찾고 있을 때 비합은 일부 열을 유지하고 있는 보병들의 방패진 뒤로 몸을 숨기고 있었다.

 

 ‘나를 찾고 있구나?’

 

  비합은 해명 뿐만 아니라 마각견의 눈도 피하고 있었다.

 나름 자기 생각을 할 수 있는 영물인 마각견도 쥐꼬리로 자신을 포박했던 늙은 인간을 찾고 있었다.

 아무리 소환된 귀신이라 해도 동물간의 서열은 어쩔 수 없는 법인지 고작 쥐꼬리에 묶여 땅에 떨어졌던 마각견은 지금 불과 번개를 부르고 눈을 번뜩이며 쥐들의 주인을 찾고 있었다.

 두 야수의 눈을 피해 사인교에 몸을 싣고 있는 비합도 무서워 떨고 만 있지는 않았다.

 오른 손가락으로 사자쾌속추를 만지작 만지작거리며 방패 틈으로 상황을 가만히 살피고 있었다.

 

 ‘기회는 온다...... 반드시 온다.......’

 “우와아아아아~~~~~!!!!”

 

  선봉군이 몇 개인가의 집단으로 분할되어 각기 고립되어 나모가비와 마각견에 버티고 있을 때 조선군의 원군이 접근해 들어왔다.

 수는 많았지만 적은 수의 해명과 나모가비, 마각견과 부름의 개를 포위까지 생각하지 않고 상대를 밀어 내는 일자진으로 전진하고 있었다.

 

 ‘몇 명이 오든 나모가비, 마각견의 밥으로 만들어주마..... 비합을 못 찾으면 이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

 

  입 밖으로 냈으면 듣는 사람들을 섬뜩하게 만들었을 해명의 생각에 아랑곳없이 진압군의 선봉지원대는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

 

 “맛을 보여주마ㅡ!”

 

  해명의 노성과 함께 눈빛을 번뜩이자 해명을 태운 나모가비들이 지원대를 향해 육중한 발걸음 소리를 내며 다가가기 시작했다.

 

 “쿵ㅡ! 쿵ㅡ! 쿵ㅡ! 쿵ㅡ! 쿵ㅡ!”

 “타아아아ㅡ앙~!”

 

  한 마디 바싹 메마른 총성이 울렸다. 그리고는 나모가비하나가 불편한 소리를 흘리며 천천히 쓰러졌다.

 

 “크....흐으으으.......”

 “쿠쿵~!”

 “응?!”

 

  해명이 뜻밖의 상황에 고개를 들어 진압군 쪽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혁춘이 화승총을 거꾸로 들고 꼬질대질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저 자는......’

 

  낯은 익었지만 퍼뜩 생각이 나질 않다가 곧, 누구였는지 기억이 났다.

 지난 늦겨울, 적멸암에 쳐들어 왔던 금강경의 포수였다는 것이 기억났다.

 

 ‘그 때에 난힘자로군.....!’

 

 해명이 상대를 파악한 후, 다시 주문을 외워 나모가비들을 일으켰다.

 

 “이승이 타향이 된 원혼의 울음소리

  나직이 들리는 건 망자의 부름소리

  황야에 나부끼는 노녁의.......”

 “타앗ㅡ!”

 “웃~!”

 

  뭔가 검은 그림자가 날아든다고 생각한 순간, 노랗게 빛나는 구리 발끝이 해명의 턱을 노리고 들어왔다.

 가까스로 피한 해명은 살짝 놀랐다.

 아무리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고 하나 한길은 되는 나모가비 어깨에 타고 있던 해명에게 바로 발이 날아 들어오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신을 노리고 있는 발끝에 차고 있는 구리 각갑이 낯이 익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네 놈! 해명 나를 기억하느냐ㅡ!”

 “......”

 

  통성명은 안 했지만 해명의 머릿속에 이 사람이 방금 전의 포수보다 분명하게 떠올랐다.

 피끝마을에서 건암님과 싸웠던, 적멸암에서....... 통성명을 안했으니 이름은 몰랐지만 의외로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나는 사묘파암각의 태광조다ㅡ! 지금 역적! 네 놈, 해명을 처단하겠노라ㅡ!”

 “이제야 통성명을 하는 군요. 사묘파암각의 태광조 님이시라고요.”

 “너...... 내가 누군지 몰랐느냐?”

 “아.....하하하...... 기억은 하는데 성명은 몰랐지요.”

 

  해명이 살짝 미안한 듯 말하자 광조의 얼굴에 실망의 빛이 올랐다. 그 순간!

 

 “너 발 재간둥이ㅡ!”

 “......내 짝이 나왔네.....”

 

 건암이 어느새 성벽 아래로 내려와 광조를 딱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불렀다.

 광조는 반갑다는 듯한 말 내용과는 다르게 얼굴은 지겨운 기색이 올랐다.

 

 “해명 도련님~!”

 

  종희도 건암을 따라 내려왔다. 그리고 일찍이 준모와 싸울 때 보여주었던 전투 복장과 비영사사모를 들고서 해명의 앞을 가려 섰다.

 혁춘이 그 모습을 보고서 탄성을 뱉었다.

 

 “저 쪽도 진영이 화려하군...... 근데 여기 먼저 출진한 우리 난힘자는 어디갔지?”

 

  혁춘과 광조가 자신들의 수가 하나 적은 것이 걱정되어 비합을 찾았다. 그리고 이내 다수의 갑사들의 방패진 뒤로 몸을 숨기고 있는 비합을 찾아냈다.

 병사들도 어느 정도 주술을 구사하는 비합에게 붙어 있는 게 자신들이 살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생각했는지 비합에게 죽은 고목에 버섯 피듯이 더덕더덕 붙어있었다.

 남이 또한 병사들을 모아 지휘하며 가까스로 한 떼의 병사들을 휘하로 모으고 있었다.

 비합과 사자위장 남이, 둘에게 생존을 위해 모인 선봉대와 혁춘과 광조와 같이 지원 들어온 중군대가 해명과 건암, 종희 그리고 기이수들과 대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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