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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구합니다
작가 : 강시티
작품등록일 : 201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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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그래도 괜찮아
작성일 : 16-09-13     조회 : 483     추천 : 0     분량 : 2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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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가진게 하나도 없어"

 "기댈사람 생기면 백날 천날 붙잡아둘지도 몰라"

 그래도 사귈래?

 

 ***

 

 "당장나가!!!!!"

 

 늘 이런 식이다. 말한마디 뻥긋 안해도 쥐죽은 듯이 지내도 귀신같이 찾아낸다.

 찾아내기만 하면 다행이지. 말 한마디 할 때마다 뺨이랑 배는 왜 때리는 걸까. 오늘은 더 아프다.

 '가정폭력 신고하세요!' 라는 광고문구를 봐도 동요되지 않은지 이미 오래전 이야기 인데..

 

 5년전

 

 "아저씨 살려주세요.. 저 너무 아파요 제발 저 사람좀 잡아가 주세요 네?"

 

 

 "어휴..근심이 많으시겠네요. 아이가 저래서.. 좋은 심리치료센터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부모없는 아이 거두어 주시는 것만으로 정말 복받으실겁니다."

 

 "....네..자해는 언제쯤 그만둘지 모르겠어요. 맨날 사람들만 보면 저소리니..충격이 큰가 보다 하면서 잘 달래긴하는데 도통 나아지지가 않네요..아무튼 수고하십시오 경사님"

 

 

 "아저씨. 어디가요? 저 데리고 가요..왜 가요.. 난 어쩌라고요 네?"

 

 그날 부러진 팔은 아직까지 비오는 날만 되면 욱신거린다.

 그 후로 아무도 믿지 않는다. 경찰조차도

 

 오늘은 또 무슨 핑계를 댈까 생각하며 병원으로 가는 발걸음을 늘 그랬던 것 처럼 익숙하다.

 그런데 오늘은 너무 지친다. 힘들다.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얘가 될 줄이야. 아무한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뚜루루루-

 

 -"왠일? 니가 먼저 전화를 하고"

 

 -"잠깐 좀 나와줄수 있어?"

 

 뚝-

 

 그렇다 아니다 대답도 없이 그냥 끊어버렸지만 지금 그 애 모습은 안봐도 뻔하다.

 우당탕탕 거리면서 뛰쳐나오겠지

 

 -우탕탕타아탕

 

 내가 불렀지만 겁이 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녀석이니까.

 

 "야 완전 감격스럽다 니가 나를 먼저 부르-..."

 

 "씹.. 너 얼굴뭐야 누가이랬어"

 "누구냐고 누가이랬냐고. 썅.."

 

 더 이상 있다가는 지나가던 사람이라도 팰 기세다.

 

 "잔말 말고 따라와. 너 이런 반응 보려고 부른거 아니니까."

 

 손목을 잡고 발길이 닿는데로 끌었다. 사람은 익숙한 곳으로 발길이 닿는 걸까? 또 이곳이다.

 

 "누가 그랬냐고 물었지 공원오자고 그랬냐? 아직 대답안했다. 누구야"

 

 .....

 

 "이 공원에서.."

 

 "공원에서 맞았어? 퍽치기?"

 

 

 

 "아니"

 

 "이 공원에서.. 난 버려졌어."

 

 ....

 

 "그때가 3살인가 4살때였는데 아직도 기억난다? "

 

 엄마가 솜사탕사준다고, 말 잘들으면 맛있는거도 많이 사준다고..그래서 그날은 울지도 않고 말도 안하고 엄마만 쫓아다녔어. "

 

 "엄마는 집에 들어오는 일이 잘 없었거든? 그래서 그 나이에 하루종일 굶을 때도 있었고.. 방바닥에 떨어진 과자가루 주워서 막 먹기도 했다.? 암튼 그래서 맛있는거 사준다는 한마디에 꼼짝 못했지."

 

 "근데 난 아직도 그 표정이 생각나. 정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표정으로, 오히려 경멸에 가까운 표정으로 솜사탕 하나 던지듯 쥐어주고 곧 사람 한명 올꺼라고. 그 사람한테 죽이건 밥이건 사달라고 하라고.. 그리고 그렇게 갔어 엄마는"

 

 "마지막으로 찾을 생각이걸랑 제발 하지 말라고. 난 니가 태어날 때 부터 엄마같은거 아니었다고 그 말하고 갔어. 뒤도 안 돌아보고."

 

 "그때까지 난 이름도 없었을걸 아마."

 

 "그리고 어떤 남자가 허겁지겁 달려오더라고. 근데 웃기게도 처음보는 그 남자한테 했던말이

 "밥주세요" 였지 아마?"

 

 "그리고 돈까스를 먹으러 갔는데 그 사람은 계속 울면서 먹는거 쳐다보기만 했어."

 "그리고 그 사람이 내 아빠였고"

 

 "아빠는 내가 태어난거 조차 몰랐대. 어느날 엄마라는 사람이랑 연락이 끊기고 몇달동안 반 폐인이 되가지고 엄마만 찾아다녔대. 그리고 연락하나 없던 사람이 몇년후에 덜컥 연락이 온거지. 니 애가 있으니까 데리고 가라고."

 

 "아빠도 나 때문에 그날 거기 온건 아니었어. 그 여자를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온거였는데 날 본거지."

 

 "내 자식 아니라고 부인할 수도 없는게, 내가 아빠랑 진짜 똑같이 생겼거든"

 

 "그 뒷 이야기는 더 웃기다? 내가 생각해도 영화다 영화 완전.."

 

 "유태우 너 듣고 있.."

 

 고개를 돌렸을때 입술에 원가가 닿았다.

 

 그의 입술이 눈물과 함께 조심스럽게 입술에 닿았다.

 

 그의 눈물이, 그의 마음이, 얼어있던 마음을, 입술을 열게 했다.

 

 그리고 곧 슬프도록 아름답게 서로를 붙잡았다.

 

 두 얼굴과 입술은 더욱 가까워졌고 입술 사이를 가로질렀다.

 

 둘의 눈물이 둘을 더 깊게 만들었다.

 

 

 

 "더 안 들어도 돼. 이제 안 울게 할거야. 내가 너 책임질게"

 

 "책임?"

 

 "난 더 줄 것도 없고, 가진게 하나도 없어."

 "너랑은 다를거야 나는."

 

 "아니, 같아.다른거 하나도 없어"

 

 "기댈 사람 생기면 백날 천날 못가게 붙잡아 둘지도 몰라."

 

 "괜찮아. 내가 천날이고 만날이고 붙잡혀 있을거야."

 

 "그래도..내가 괜찮으면..내가...이래도.. 사귈래?그럴래?"

 

 "응..그럴래"

 

 

 둘의 입술이 다시 닿았다.

 

 약간은 조심스러웠던 전과는 다르게 더 깊이 더 진하게 파고 들었다.

 

 그리고 서로를 옭아맸다.

 

 그것은 확신의 입맞춤이었다.

 서로에 대한 확신이었다.

 

 

 그리고 평생일 줄 알았던 믿음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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