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는 결혼 억지로 해줬으면, 이 정도는 감당해야지.”
그의 차가운 말에 예주는 입술을 살며시 물었다.
강형민.
성운전자 부회장이자, 성운그룹 강찬오 회장의 아들이며 이예주의 남편인 그는 워커홀릭의 대명사였다.
조부 때부터 내려온 친목으로 어린 시절부터 형민과 가깝게 지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예주는 언제나 형민과 함께였다.
우리 사이에 결혼은 당연한 일이라 여기며 살았지만 그가 돌연 달라졌다.
이별을 통보했다.
하지만, 형민의 조부 덕분에 결혼할 수 있었고.
예주는 그와의 사이가 전처럼 회복될 수 있을 거란 막연한 기대를 하면서 모진 말을 뱉어내도 참아내며 결혼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어제.
예주는 의사에게 사형선고와는 같은 말을 들었다.
“불임의 원인은 이예주 씨 입니다.”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동아줄이었던 임신.
이제 그마저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예주는 그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이혼해요. 우리.”
“누구 좋으라고.”
“오빠가 원했던 거잖아요.”
그가 오만한 눈빛으로 예주를 보며 말했다.
“내 밑에서 평생 불행해.”
떠나려는 여자와 놓아주려하지 않는 남자의 은밀한 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