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무협물
壬辰倭亂
작가 : 미스테리
작품등록일 : 20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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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병으로도 총병을 능히 이길 수 있다?~
작성일 : 20-09-28     조회 : 335     추천 : 0     분량 : 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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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 신립은 절대로 조령에 진을 쳐서는 안될 것을 깨달았다.

 그는 여기 충주로 내려올 때, 유성룡이 나와 자신에게 당부한 말을 떠올렸다. 이번 전란을 제일 크게 예상하고 대비하자고 했던 대신이었다.

 

 “왜군들은 조총을 갖고 있으니 기병으론 조심하셔야 하옵니다.”

  “그건 걱정 마십시오. 아무렴 나는 새처럼 빠른 준마를 조총이라고 그렇게 쉽게 맞힌답니까? 허허허. 너무나 신중하면 그건 두려움을 바꾼 말이랍니다.”

 

 신립은 영웅호걸답게 조금도 두렵지 않다는 듯 너털웃음을 지으며 전선으로 떠나갔다.

 

 “…”

 

 유성룡은 그때, 전선으로 나가는 신립의 등뒤를 아주 불길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아마도 나쁜 미래를 직감한 때문이었을까?~ 조총을 조심하라는 그의 충고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을…

 

 신립은 그때 일을 기억 속에서 떠올렸지만, 아직도 자신의 견해를 믿고 있었다. 지금 병력과 무기로도 북상하는 왜군을 물리칠 수 있다고 여겼던 것이다.

 

 ‘괜찮아. 암만 왜놈들이 강하기로 어차피 놈들 절대다수는 아직 보병이야. 조총이 관통력과 위력이 강하다고 하지만 맞지만 않으면 별 일 없어. 알아본 바론 장전시간이 꽤 걸린다니 그 장전시간의 사각지대를 최대한 활용해 놈들을 말발굽으로 짓밟아버리고 적진 한가운데로 뛰어들어 칼과 간이식 도리깨 철퇴로 막 놈들을 때려죽이거나 베면 놈들 진영도 별 수 없이 허물어지고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을 거야…’

 

 아직도 도망치지 않은 병력 6천 중 5천명이 완전한 기병임을 알고 있는 신립은 아직은 자신이 충만했던 것이다. 이미 그는 알고 있었다. 기병 한 명은 보병 백 명도 잘하면 충분히 대적하고 물리칠 수도 있음을~ 북방에서 여진족과의 전투로 단련되고 단련된 그는 기병의 강대한 전투력에 대해서 크게 만족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도 그 위력은 통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신립의 이런 견해를 절대로 틀렸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었다. 후일 신립의 기마병대가 패배한 걸 꼭 조총의 힘 때문만이란 건 터무니없는 견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활이 총으로 육군 주력 개인화기가 바뀐 후에도 무려 3백년 간이나 역시 기병은 주력병력이었다. 후일 17세기 초에서 19세기 후반까지도 기병이 주력이었지 않은가?

 현대 세계에서 나오는 [전쟁과 평화] 영화에서도 실제로 모든 병력이 소총을 가졌는데도 기병이 막 적진 한가운데로 말을 몰고 들어와 짓밟거나 칼을 휘둘러 총병들을 다 물리치지 않던가??~ 아무리 총이라도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는 말을 총으로 맞히는 건 극히 어렵고 힘들다. 더욱이 자기네 진 안으로 기병들이 치고 들어오면, 막 총을 쐈다가 같은 편을 맞힐 가능성이 더 커서 오히려 적들에게 총병은 피해만 늘이게끔 된다.

 아마도 신립 장군은 이러한 이미지를 상상하고서 기병들을 주력으로 하여 왜군들을 물리칠 수 있다고 여긴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이런 상상은 조금도 빗나가지 않고 후일 삼백여 년간이나 각 세계의 전쟁터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실제로, 별로 먼 미래도 아닌 병자호란 때 쌍령전투에도 조총병 수천을 가지고 있는 조선군이 거의 총이 없는 후금군에게 몰살당하게 되는데 이건 기마병의 기동력을 제대로 모르고 보조병력이 없이 화승총만 갖고 상대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밀물처럼 앞에 있는 걸 짓밟으면서 진격해오는 기병 떼들에게 총병이 제대로 저력을 발휘하려면, 현대처럼 일분에 수천 발씩 나가는 기관총이 있는 것도 아닌 다음엔 옆에서 장창과 화살을 동시에 보조해 총의 장전시간을 보전해주어야 한다. (실제로 기병이 전혀 힘을 쓸 수 없게 된 전쟁은 불과 현대로부터 고작 백 년 전에 발발한 1차대전 당시 기관총 대량 실전배치 때부터다. ‘라스트사무라이’ 영화를 보면 왜 기병이 기총 앞에서 쓸모가 없게 되었는지를 시청각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때의 전투 때 조선은 대부분 군병들이 급조한 농민출신들이라서 총을 다루는 훈련을 제대로 못 받은데다 무작정 총을 쏘아대서 화약이 일찍 바닥났고 또한 명중률 또한 형편없었던 것이다. 하늘을 나는 새와 거의 비슷한 속도로 뛰어오는 준마나 그 위의 사람을 맞힌다는 건 후일에 훨씬 발달한 후장형 소총으로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물며 훨씬 미개한 화승총으로야…

 

 

 신립은 아마도 아무리 뛰어난 병기라도 워낙 기동성과 속도가 탁월한 기병으로 밀어붙이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을 것이다. 후일 쌍령전투나 전쟁과 평화 그대로의 상태 그대로를 머릿속에 그리고는…

 

  ‘아무리 조총의 파괴력 관통력이 강해도 맞지만 않으면 상관없지 않은가?? 더구나 몇 명이 맞더라도 그 동안에 그 빠른 기병의 돌파력으로 달려들어 조총을 겨누는 적병들을 막 말발굽으로 짓밟아버리고 진영 안으로 뛰어들어 마구 놈들을 베어 넘기면 놈들의 조총발사 진영도 엉망진창으로 무너져 적들은 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로 후일 삼백 년이나 뒤의 청일전쟁 때까지만 해도 유효했던 이런 상상을 그는 나름대로 했던 것이다.

 조총보다도 더 관통력이 강한 장궁을 가진 8천여 여진족과의 전투에서도 그들을 기병으로 물리친 적이 있는 신립이다. 아마도 조총부대도 그와 같은 방법으로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다.

 

 과연 그의 상상은 틀리지 않고 맞았다. 아마도 조금만 고니시가 멍청한 장수였다고 해도 그의 그런 예상은 정확히 맞아 고니시 부대만은 어쩌면 거기서 막아낼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니시 유키나가는 어리석은 우장이 아니었다. 그는 조선의 기병이 생각보다 대단하다는 걸 깨닫고는 기병의 기동력을 마비시킬 수단을 생각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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