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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탑아이돌을 만들다
작가 : 파켓JJ
작품등록일 : 202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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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결을 떠나, 환상적인 무대로
작성일 : 20-09-30     조회 : 352     추천 : 0     분량 : 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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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 번째 1:1 경연입니다. 해당 연습생은 자리로 나와주십시오.]

 

 현기의 사회에 맞춰 양쪽에 준비 된 의자로 향기가 나아가면서 내게 화이팅 포즈를 취해보였다.

 

 "훗"

 

 그 모습을 본 다혜는 나와 향기를 비웃는 듯 한 표정으로 의자로 향했다.

 

 [연습생들은 이틀 전 공지를 받고 노래 선곡과 연습을 마쳤을 겁니다.]

 

 현기가 물어보듯 소녀들을 번갈아보자.

 

 여유로운 표정으로 다혜가 고개를 끄덕였고,

 뒤이어 비장한 표정의 향기도 고개를 끄덕였다.

 

 [앞서 설명한대로 인기투표 9위안에 들지 못 하면 경연에서 영영 탈락하게 됩니다. …이번 소녀의 꿈은 어떤 꿈일지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소녀들이 의자에 앉아서 마이크를 들더니 곧 노래를 시작했다.

 

 향기가 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크지 않은 체구의 향기지만 분명 향기 뒷모습은 거대해 보였으니까.

 

 ………

 ……

 …

 

 

 이틀 전.

 

 "매니저님. 저 꼭 이기고 싶어요."

 "언제는 이길 수 있을까. 걱정하더니 무슨 바람이 분거야?“

 

 "…사실 예전에 싸웠다고 기사 난 것도 수정이 언니랑 다혜 언니 맞죠?"

 

 나는 수민이 입에서 나온 의외에 말에 그만 순간적으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말았다.

 

 "어떻게 알았어?"

 

 "다른 연습생언니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다혜언니랑 수정언니가 싸웠다고…."

 

 "음. 그래서?"

 

 나는 침착하게 향기가 어떤 의견인지 물었다.

 

 "근데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수정언니가 그럴 사람은 아니라고 그렇게 누구랑 싸울 사람이 아니세요."

 

 "그렇긴 하지."

 

 향기의 당연한 말에 나도 고개를 주억거렸다.

 

 "가까이서 꽤나 지켜 본 제가 알아요. …그리고 저도 봤어요."

 

 "뭘?"

 

 "…마지막 경연 전에 분명 예나 언니 옷이 그렇게 돼서 무대결과가 안 좋았잖아요. 다들 우울해보였는데 다혜언니 혼자 살짝 웃고 있었어요."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게 이런 건가 싶었다.

 

 향기는 내 반응을 살피더니 어느 정도 확신을 얻은 듯 결론을 내렸다.

 

 "다혜언니 같은 사람이랑 같이 데뷔하게 된 다면 그 팀은 분명 불화가 생길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러더니 두 손을 살짝 쥐고는 결심했다는 표정을 짓는 향기.

 

 "제가 좋아하는 수정이 언니가 이간질당하고 정치질 당하는 거. 저도 보고 싶지 않아요. 확실하게 가르쳐주세요. 매니저님. 제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을."

 

 향기는 나를 보고 다짐하는 듯 이야기했다.

 

 나도 그런 향기를 보고 울컥했다.

 나는 향기를 덜 믿었던 것이 아닐까.

 

 전날 확실히 이기는 방법이라고 발라드를 선곡하라고 한 것이 다였는데….

 

 "먼저…. 다혜는 연습을 사실 안 해. 연습량이 달라서 호흡이나 발성이 부족해 발라드 계통이나 포크발라드 계통의 발음이 명확해야 하는 노래를 부르면 실력이 들통이나."

 

 "근데 춤을 추는 것을 보면 못 추지도 않았어요."

 

 "맞아. 춤에는 기본적으로 재능이 있어. 그래서 노래가 부족한 것을 댄스곡으로 커버하는 거지. 기본적인 외모와 춤실력으로 부족한 보컬을 커버하고 있는 거야."

 

 "그래서 매니저님이 저한테 발라드를 주문하신거구나."

 

 "그래. 나는 우리 애들 수정이 보라 그리고 너까지 다 믿으니까."

 

 "맡겨두세요. 믿음에 배신하지 않을 거예요."

 

 향기는 가장 막내에 가까웠지만, 막내답지 않은 제스처를 취하며 내게 신뢰를 보여줬다.

 

 그렇게 이틀이 지났다.

 

 

 #2

 

 

 향기와의 곡 선택은 신중했다.

 하지만 향기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고 다혜를 죽여 놓을 수 있는 곡을 선택했다.

 

 지금 향기의 인기투표는 15위. a조에서는 끝자락에 있었다.

 반대로 다혜의 인기투표도 11위.

 

 향기를 믿었지만 한편으로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느껴지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 내 마음의 소리를 들었는지 자연스레 무대에 전주가 울려 퍼졌다.

 

 드럼 소리와 현악기 소리가 싱그럽게 퍼졌다.

 

 띠리리리린.

 

 -와! 리나(Lyna)? 리나노래다!

 -대박. 미쳤어.

 

 10년 이상 된 중견 여성발라더 리나 그녀의 풍부한 감정이 담긴 노래가 10대 연습생의 입에서 다시 불러지는 순간이었다.

 

 첫 소절은 향기부터 시작이었다.

 

 -나만 원한다 했던 말들

  지켜준다 말한 약속들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버리고 있어 넌

 

 -오오!

 -발성 미쳤다.

 -완전 풍부한데.

 

 방청석의 놀라움과 전문 프로듀서 진들도 제각각이던 고개를 들고 향기를 바라봤다.

 

 그만큼 향기의 발성에 특화 된 노래였고 가진 바 역량을 끌어낼 수 있는 노래였다.

 

 향기의 예상외 선전에 다혜의 페이스는 금방 흔들렸다.

 

 -너만 바라본 많은 날을

  물거품이 되어버렸어 모두

  아무렇지 않게 그냥 웃고 있을 너허…잖아

 

 -아….

 -안 돼…….

 

 팬들의 단말마.

 고개를 떨어뜨린 전문 프로듀서들.

 

 저음으로 깔끔하게 넘어가야하는 부분에서 난 음 이탈.

 

 평소에 성대 근육을 단련하지 않고 단단한 발성을 성실히 하지 않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첫 소절이었다.

 

 다혜의 실수를 들은 향기는 그때부터 편하게 부르기 시작했다.

 

 어느덧 클라이맥스.

 

 -너도 이제 알잖아 매일 나 너에게 전화하는 걸

  얼음같이 차가운 네 목소릴 들어도 ooh hoo~

  hoo hoo hoo hoo

 

 진성에서 가성으로 넘어가는 클라이맥스를 정말 잘 처리한 향기.

 

 -바보 같은 나 아직까지도 미안해

  마지막까지... 정말...

 

 뒤에 이어지는 다혜의 소절에는 이미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와! 쟤 누구야?

 -미쳤다. 주향기? 몇 살이야?

 

 사실 향기는 그 동안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연습생이었다.

 

 리에의 댄스팀에서도 수정이와 팀경연을 할 때도 파워 버프걸로서 남았지만, 지금에서야 수정이를 괴롭혔던 다혜를 물리치고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씨익.

 

 향기는 내 쪽을 쳐다보며 활짝 웃고 있었다. 나는 그런 향기가 기특해 엄지손가락을 올려줬다.

 

 꽤나 민망해 정면을 쳐다보진 못했지만.

 

 #3

 

 

 "…연습을 제대로 안한 건 아닌가요."

 "감정처리. 잘못된 습관. 이제까지 봤던 다혜양은 아닌 것 같네요."

 "보컬로서 기본이 안 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실망이네요."

 

 전문 프로듀서진의 신랄한 비판.

 

 앞의 온화한 말로 칭찬했던 것과 다르게 정말 실망했다는 말투가 뚝뚝 묻어나오는 심사평이었다.

 

 '그러게 연습을 좀 했어야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다. 만약 여기서 다혜팬들이 저런 다혜의 모습을 알아채고 다혜가 여기서 떨어졌으면 좋겠지만.

 

 '그건… 글쎄.'

 

 고개를 돌려 실시간 인기순위를 보니 다혜가 10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간당간당하지.'

 

 심사평이 끝나고 다혜는 고개를 퍽 숙였다.

 

 "…왜 그러죠 다혜양?"

 

 현기가 물었다.

 

 그러자 다혜는 울먹이며 대답했다.

 

 "팬들한테, 너무 미안해요……."

 

 -아니야!!

 -다혜야 잘했어!

 

 에휴.

 

 치밀어 오르는 한숨을 가볍게 쉬고 자존심도 없어 보이는 다혜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

 

 

 ………

 ……

 …

 

 

 대진이 잡히고 수민이는 반대로 연습실을 더 자주 찾아왔다.

 

 "언니. 부탁이 있어요."

 

 나도 함께 있는 자리에서 수민이가 먼저 수정이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그렇게 되서 제가 지게 되면 매니저님 소속사에 들어가기로 했어요."

 

 "…그래?"

 

 수정이는 마치 친언니처럼 수민이의 그런 다짐을 부드럽게 들어줬다.

 

 "근데 무대는 망치기 싫어요."

 

 "나도 네가 나한테 이기기 위해 유리한 무대만 한다고 했으면 실망했을 거야."

 

 간발의 차로 9위와 10위를 했던 수정이와 수민이.

 

 둘의 눈동자가 서로를 향한 승부욕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경연 날까지 둘은 하루에 10시간이상 계속 붙어있었다.

 

 

 #3

 

 

 [어느덧 경연도 중반입니다. 이번에는 많은 팬을 몰고 갔던 계속 같은 팀을 유지했던 두 소녀의 격돌입니다. 전수민과 임수정. 임수정과 전소민. 두 소녀의 꿈 지금 시작합니다.]

 

 현기도 기대 되는 듯 생각보다 길게 말을 이어갔다.

 

 곧 현기가 빠져나가고 무대는 점등되었다.

 

 -와. 뭐야?

 -발라드? 댄스? 뭐지?

 

 

 사르르.

 사르르.

 

 에코처럼 울리는 목소리.

 

 -헐! 다빈치.

 -와!!!

 

 실력파 여성 듀오 다빈치.

 그녀들의 노래 중 감성을 자극 하는 '첫눈처럼 녹는 중'이라는 노래를 가져 온 수민이와 수정이.

 

 -거짓말같이 거짓말같이....

 

 에코처럼 무반주로 울리는 수정이의 목소리.

 

 그리고 곧 간주가 다시 시작되자. 수정이의 목소리가 방청석과 전문프로듀서의 귀가 그야말로 꽂혀버렸다.

 

 -차가워져 있던 나의 맘

  네 앞에선 녹아 버리는 걸

  추웠던 겨울에서

  다시 한번 계절이 바뀌듯

  너로 인해 녹아내리는 중

 

 그렇게 앞에서 수정이의 노래가 끝나자마자 멜로디뿐인 반주에 드럼이 입혀지더니 수민이의 랩이 시작됐다.

 

 -흐느끼는 네 모습을 더 이상

  난보고 싶지 않았어.

  내 맘이 그대로라면

  네게 정말 닿을 수 있다면

  아마도 알 텐데

  그게 정말 쉽지가 않아

  너 그럴 때마다 무너져 내 맘 이

  울지 마, 이거 하나만 꼭 기억해

 

 담담하게 내뱉는 수민이의 랩과 랩에 화음을 맞추듯 애드립하는 수정이.

 

 -와!! 미쳤어.

 -이건 반칙 아냐?

 -둘이 경쟁하는 게 아니라, 콘서트 같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전문 프로듀서석도 같은 맘인지 두손을 꼭모으고 흐뭇한 미소로 무대를 보고 있었다.

 

 그렇게 이번엔 수정이와 수민이가 동시에

 가사를 뱉었다.

 

 -거짓말같이(거짓말같이) 거짓말처럼(거짓말처럼)

 

 깜빡.

 

 다시 둘을 비추던 몇 개의 스포트라이트가 꺼졌다.

 

 

 -Bad Bad.... Bad Bad Bad Bad Bad Bad

 

 그리고 기계음이 들렸다.

 

 -미친! 크로스오버야?

 -이건 인피니트 차일드의 배드잖아?

 -남자아이돌 노래 아냐?

 

 -날 한없이 긴장 시켜줘!

 

 둘의 동시에 울리는 외침과 이번엔 댄스가 시작됐다.

 

 방금까지 둘이 그냥 연극하듯 스텝을 밟았다면 이번엔 격렬한 팝핀댄스로 무대를 휘젓고 있었다.

 

 Bad Bad Bad Bet a bad bad boy

 Bad Bad Bad Bet a bad bad boy

 Bad Bad Bad Bet a bad bad boy

 

 반복되는 리듬과 가사에 맞춰 점점 고난이도 동작이 나왔다.

 

 둘은 서로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경쟁하는 사람처럼 서로를 노려보며 고난이도의 춤동작을 소화시키고 있었다.

 

 그 모습이 묘하게 균형을 이뤄서 방청석은 리액션도 못하고 입을 쩌억 벌리고 쳐다보고 있었다.

 

 Bad Bad Bad bet a bad bad girl

 절대 그냥은 못 보내 난!

 

 쾅!

 

 둘이 서로 등을 맞대고 무대의 끝을 알렸다.

 

 ………

 ……

 

 -헉…헉…

 

 무대가 끝나자 마이크로 수민이와 수정이의 호흡만 들리고 있었다.

 -짝짝짝짝...!

 

 휘이익!

 

 -미쳤어!

 -대박!

 -와!!!!!!!!!임수정 최고다!!!!!!!!!!

 

 

 시간차를 두고 쏟아지는 박수와 함성소리.

 둘은 멋지게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고 무대를 내려와 심사석으로 갔다.

 

 전문프로듀서 중 가장 그 자리에서 가장 권위가 있던 상윤이 마이크를 잡고 한마디 던졌다.

 

 "…프리패스 기능 없나요? 이건 누가 못했다고 감히 평하지를 못하겠네요."

 

 -와!!!!

 -임수정! 전수민!

 

 상윤의 한마디에 다른 프로듀서들은 모두 마이크를 내려놓고 손사래를 치거나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었다.

 

 "대충 의견이 나온 것 같네요. 저희 심사위원석은 이 심사에 한해서만 무승부를 내리겠습니다."

 

 그야말로 무엇이든 뚫는 창과 무엇이든 막는 방패의 싸움이었다.

 

 […잠시 그럼 이번 라운드의 승자는 인기투표가 모두 끝나고 매기겠습니다.]

 

 바야흐로 임수정 전수민의 레전드 무대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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