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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l소녀상상연애
작가 : 바코드1001
작품등록일 :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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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잔잔하게? 동거 중
작성일 : 20-10-16     조회 : 112     추천 : 0     분량 : 6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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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어젯밤 그 난리가 무색하게 아침은 늘 그렇듯 평화로움을 선사하는데,

 

  “으음... 으.... 으.........”

 

 진호는 악몽을 꾸는 듯, 이리 저리 뒤척이고 있다.

 

 끝나가는 여름에 한기라도 느끼는 건지 이불을 있는 대로 끄집어 올리면서 식은땀도 흘리고.

 

 간밤에 날아 든 정박의 악의 절규가 정말로 그의 단잠을 방해하기라도 한 걸까?

 

  “!!! 살려줘!!!!”

 

 번쩍 눈을 뜨더니 그대로 굳어버리는 진호다.

 

  “하아... 하... 죽을 뻔 했어...........”

 

 이내, 죽을 뻔 한 고통으로 흘렸던 식은땀을 닦아내며 일어나 앉는다.

 

  “나 진짜... 죽을 거 같았어.......”

 

 겁을 잔뜩 집어 먹은 표정이 정박의 절규로 인한 것은 아닌 듯 하다.

 

 연신 터져 나오는 거친 숨을 달래면서 고개를 스윽 돌린다.

 

 침대 옆에 있는 새하얀 토끼집, ‘진숙이네’를 향해서.

 

  “숙아, 오빠 진짜 죽을 뻔 했어... 숙아?”

 

 어째 반응이 없자, 침대에서 기어 나와 그녀의 집안을 들여다본다.

 

  “어? 어디 갔어? 진숙아!”

 

 잠에서 깨면 늘 제일 먼저 반겨주는 그녀가 하필이면 악몽에서 깨어 난 이, 아침에 없다?

 

  “쑥쑥, 아침부터 술래잡기는 오빠 곤란 한데?”

 

 웬만한 학교 운동장 저리가라 한 평수의 펜트하우스를 다 살필 참이었는데,

 

  “에헤이.”

 

 거실 한 가운데 깔려있는 잔디 색 카페트 위를 돌아다니고 있는 진숙이다.

 

  “여깄었쪄요? 오구오구. 맘마 먹을까?”

 

 새 하얗고, 조그마한 그녀를 두 손에 감싸 안아 든다.

 

 소중한 유리보물을 다루는 듯 하는 그의 손길에 토끼 진숙이 생긋 웃는 것도 같다.

 

 거실 한편에 마려해준 진숙의 놀이터로 들어가 정성스레 그녀의 아침밥을 준비해주는 진호다.

 

 그런데!

 

  ‘.............’

 

 그의 등 뒤에 있는 현관 앞에 요람이 놓여 있다.

 

  ‘!!!!!!!!’

 

 웬 요람인가 했는데, 심지어 그 안에 토끼인형이 놓여 있다!

 

 바로, 어젯밤 문제를 일으켰던 그 토끼인형이.

 

  “맛있져? 많이 먹어, 내 동생? 우쭈쭈. 아고, 예뻐라. 아고, 보드라워. 헤헤.”

 

 진호는 진숙과의 행복한 아침시간에 악몽도 깡그리 잊어버리고.

 

  ‘................’

 

 수상하기 짝이 없는 요람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

 

  유난히 아침 햇살이 쨍하고, 바람은 한 점 없는 날이다.

 

 그런 날이면 ‘로이&박’의 집이 더욱이 빛을 발한다.

 

  “저 집은 참, 볼 때 마다 산뜻해. 그치?”

 

  “우리도 저런 파스텔 톤으로 바꿀까?”

 

 일산 주택단지 내에서 파스텔 톤 외관을 한 집이 몇 집 없어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초록의 잔디 위에 뜬 은은한 무지개 같다고도 했다.

 

 누가? 돌아가신 정박의 엄마가. 대문 초인종 아래 로이&박 이라 새겨진 명패가 달리기 전에.

 

 휘~ 휘~ 휘~

 

 1층 주방 쪽, 활짝 열린 작은 창문 밖으로 휘파람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인디언핑크 색의 트레이닝 복을 세트로 갖춰 입은 정박이 그 휘파람의 주인이다.

 

 보글보글, 지글지글... 냄새만으로도 군침이 도는 아침 식사를 준비 중인 그의 모습이 참, 사랑스럽기도 하다.

 

 어깨 끈에 프릴이 달린 앞치마는 아마 로이가 손수 만든 것이란 걸 반증하는 것이려나.

 

 그의 손놀림 또한 웬만한 주부 뺨칠 정도다.

 

  ‘일단 니는 내일 쉬라.’

 

  ‘관둔다니까요?’

 

  ‘확 마! 말 같지도 않은 소리 말고, 인마! 바니팀 팀장을 니 말고 또 누가 하겠노?’

 

  ‘..... 진짜 싫어.... 쯧, 그럼 이틀만 휴가 줘요.’

 

  ‘이틀?... 흠, 알았다. 딱 이틀이다?’

 

 퇴근 전에 수찬으로부터 받은 휴가도 그의 흥을 돋우는 원인 중 하나겠지.

 

  “으음! 딱 좋아. 휴, 뚜두 뚜두 뚜두~”

 

 날씨도, 간만에 받은 휴가도, 북엇국의 간까지.

 

 오늘 아침은 유난히 만족스러운 것들이 넘친다.

 

  “식빵이... 아이고, 그새 다 드셨어.”

 

 조리대 위에 놓아 둔 식빵 봉지엔 달랑 한 장의 식빵이 남아 있지만 그 조차도 만족스럽다.

 

 식빵을 토스트기에 집어넣고 미리 내려 둔 커피를 컵에 붓는데,

 

  “나도, 커피.”

 

  “!!!!!!!”

 

 정박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짙은 어둠 속에서도 그녀를 보고 놀라지 않는 까 이리 놀란 건, 그 꼴이 가관이라?

 

 쥐어뜯긴 것 같이 이리저리 뻗쳐 엉켜 있는 보랏빛 머리카락이야 간혹 보는 거라 그렇다 치고.

 

 검은 선글라스는 로이의 아침 필수아이템이니까 그것도 뭐.

 

 금색의 ‘ZIINO’가 정중앙에 크게도 찍혀있는 검은색 반팔 티셔츠는 찢어발기고 싶지만 애정템이라 하니 몇 번이나 참아 넘긴 것이고.

 

 정박이 입고 있는 트레이닝 바지와 똑같은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 올린 차림새까지 익숙한 것들인데 왜 놀란 걸까?

 

 따르던 커피가 넘치는 것도 모른 채 그녀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정박이다.

 

  “넘쳤다.”

 

  “앗! 뜨거...”

 

 후딱 돌아서 손을 덮친 뜨거운 커피를 찬물에 흘려보낸다.

 

  “나도 커피.”

 

  “손이 없냐, 발이 없냐? 니가 따라 마셔.”

 

 행주를 집어다 넘친 커피를 닦아내면 중얼거린다.

 

  “잘 시간에 왜 일어나서...!”

 

 놀란 이유가 여기 있었다. 그래, 이 시간에 로이는 꿈나라를 헤매고 있어야 하거늘.

 

 어젯밤부터 로봇 컨셉을 유지하고 있는 태세도 그렇고, 안하던 짓을 하니 정박의 만족스러운 아침이 좀 흔들리는 듯하다.

 

  “커피.....”

 

 달라는 커피를 주지 않자, 정박의 앞으로 스윽 다가서는 로이가 양손바닥을 내보인다.

 

  “!!!!! 야!!”

 

 새빨간 손바닥에 화들짝 기겁을 하는 정박이 로이의 손목을 덥석 잡아 싱크대 앞에 세운다.

 

  “멍청아! 도구 쓸 때 조심하라고 했지?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면서...”

 

  “너와 오빠의 잠자-”

 

  “닥쳐라, 맥인다......... 휴우, 장난하나...”

 

 새빨간 피 같던 것이 씻겨 내려가고 나니,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한 손바닥이 드러난다.

 

 로이의 모든 것에 익숙해져도 이런 장난질엔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정박은 말을 잃고 만다.

 

  “그 아이는 눈이 없을 지도 몰라... 빨간 눈의 귀여운 소공녀가 될 뻔 한 아이였는데.”

 

  “...............”

 

  “미안하지만 물을 좀 꺼줄래. 손이 시려워. 꽁?”

 

 툭, 수도꼭지를 쳐 내리고 휙 돌아서 새 컵에 커피를 따라내는 정박이다.

 

  “이 놈이고 저 놈이고 다 버리고 뜨던가 해야지.”

 

  “아침엔 역시 핫 커피. 핫핫.”

 

  “........ 후우, 참을 인이요.”

 

 새로 따른 커피를 쏙 빼가는 로이를 겨우 1초 바라보다 지그시 눈을 감고 읊조린다.

 

  “참을 인이요. 인이요. 인이요........”

 

  “핫핫. 아침엔 핫핫핫커피.”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을 후 불어내면서 햇살을 쬐러 가는 로이다.

 

 이집에서 광합성으론 최고명당자리인 1층 거실 밖, 테라스로.

 

  “............. 인이로세.”

 

 조리대 모서리를 움켜 쥔 두 손으로 열폭 전에 몸을 겨우 버텨내던 정박은,

 

  “후...”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까지 가다듬고 식탁을 향한다.

 

 식탁 위 선반에 놓여 있는 머리빗과 비녀를 집어 들며 중얼거린다.

 

  “팔자야. 운명이다.”

 

 주방에 웬 머리빗과 비녀? 라며 묻지 마시길.

 

 이집에선 식탁 선반을 지키는 터줏대감이나 다름없으니.

 

  “음, 날 좋고, 맛 좋고. 아....... 햇빛.”

 

 겨우 한 모금 마신 커피는 테이블 위에서 식어간다.

 

 나무 의자 끝에 두 발끝을 살짝 걸치고서 하늘을 향해 고개를 젖히는 로이다.

 

 오늘따라 밝고, 따사로운 햇살을 만끽하고 싶다, 언젠가는.

 

  ‘선글라스를 벗어 봐....?’

 

 빛이란 놈은 이렇듯 사랑스러운데, 선글라스 하나 벗기가 왜 이리 겁이 나는지.

 

  “핫커피라더니 아이스커피 만드냐?”

 

 다가온 정박은 그녀의 뒤에 서서 자연스럽게 산발인 머리카락을 빗긴다.

 

 다정한 손길에 로이의 입가에 살짝 미소가 일고.

 

  “좋냐.”

 

  “머리 좀 들어 봐.”

 

 하늘을 향해 있던 고개를 바로하며 또 묻는다.

 

  “좋냐.”

 

  “대체 뭔 짓을 했길래 이 모양이냐? 제대로 엉켰네.”

 

  “좋냐.”

 

 밤사이 반복설정이라도 한 모양이다.

 

  “그만해라, 진짜. 나 지금 무기 들었다.”

 

 정박은 엉킨 머리카락을 정리해 내는 손길조차 능숙하다.

 

 이런 남자, 1가구 1보급이 시급하다!

 

 숱 많은 긴 머리카락을 한 손에 쓸어 모으기 시작한다.

 

  “우리 오빠 취향이 독특한 건 알았지만 그 쪽도 취향일 줄은 정말 몰랐지. 알았으면 조심하라고 언질을 줬을 텐데.”

 

  “어이.”

 

 미간을 움찔하는 정박이 머리카락뭉치를 살짝 잡아 당겨보는데,

 

  “아야.”

 

 이런 영혼 없는 반응이라 또 맥이 풀리고.

 

  “잡아 뽑을 거 아니면 애초에 잡지를 마란 말이지. 사내가 무기를 들었으면 뭐라도 해야지. 썰던지, 베던지, 뽑던지.”

 

  “오냐, 그래.”

 

 머리빗을 세로로 들어 그녀의 두피를 콕콕 찍어대는 게 고작이다.

 

  “이럼 시원하지.”

 

  “좋냐?”

 

 정박에게도 옮았나보다.

 

  “너는 좋냐. 아까부터 묻고 있지.”

 

 아까부터 시작된 좋냐 타령을 무시하기로 한 정박이다.

 

 그 사이, 커다란 손에 모은 머리카락을 정수리에 놓고 나지막이 명령한다.

 

  “손.”

 

 로이가 번쩍 손을 들면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목에 있는 머리끈을 빼낸다.

 

 이거이거, 미용실을 하나 차려도 좋을 것 같은 실력으로 한 번에 머리를 묶어낸다.

 

  “아야.”

 

  “왜? 땡겨?”

 

  “아니. 화났냐.”

 

 묶은 머리를 중점으로 한 바퀴 휙 돌려서 뭉치를 만들어낸다.

 

  “화낼 기력도 없다.”

 

 뭉친 머리에 비녀를 꽂아 고정시키면 그의 업무(?)는 종료!

 

 고정된 상태를 확인한 로이가 엄지손가락을 척하니 세워 보인다.

 

  “좋았냐.”

 

  “........꼭 매를 벌지.”

 

  “우왁!!!!!!!”

 

 대뜸 의자를 확 젖혀버린 정박이다.

 

 로이의 입술에 당장 키스라도 할 것처럼 가까이 다가가 선글라스를 살짝 내린다.

 

 입술 대신 눈을 맞추는 정박이 말하길,

 

  “난 이쪽 취향이거든?”

 

  “!!!!!!!...........”

 

 동그란 그녀의 눈은 고장 난 형광등처럼 깜빡거리고 있다.

 

  “훗.”

 

 선글라스를 다시 제 위치에 올려주고, 의자 등받이를 꽉 붙잡아 두 걸음 뒤로 물러나는데,

 

 톡.

 

  “...............”

 

 의자와 함께 잔디 위에 누운 꼴이 된 로이다.

 

  “끄아아악!.... 아고, 삭신이야.”

 

 크게 기지개를 켜며 맨눈으로 하늘을 한 번 본 정박이 씨익 웃는다.

 

  “잠 좀 자라. 판다 새끼가 따로 없다, 아주.”

 

 늘어지게 하품도 하면서, 주린 배를 채우러가는 정박이다.

 

 확 달아오른 온몸을 끌어안고 데굴, 굴러 옆으로 누운 로이는 속으로 외친다.

 

  ‘그거 물어 본 거 아닌데...!’

 

 로봇설정 중이던 그녀는 온데 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

 

 선글라스 아래 붉어진 두 뺨을 보니, 정박의 말과 행동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 하는 도로이로 돌아 온 듯 하다.

 

 식탁 위에 정갈하게 혼밥 준비를 마친 정박이다.

 

  “잘 먹겠습니다.”

 

 단정하게 두 손을 모아 자전적 인사를 하고, 본격적으로 식사를 하려는데,

 

  “나도 밥.”

 

 맞은편에 와 앉는 로이가 밥을 찾기에 문득, 숟가락을 들던 손이 멈춘다.

 

  “안 자?”

 

  “먹고 잘 거야, 빨리 내 밥!”

 

  “아침부터 승질은...”

 

 의심의 눈초리로 선글라스 안에 있는 그녀의 눈을 보며 묻는다.

 

  “밥... 먹는 다고?”

 

  “그럼 밥 먹지, 똥 먹겠냐!!!”

 

  “에이씨...”

 

 스윽 일어나 밥솥으로 가는데,

 

  “밥 달라고 밥!”

 

 로이가 웬일로 재촉까지 해단다?

 

  “알았다고! 지금 푸려고 하잖...”

 

  “내 밥이 그 밥이냐? 새삼스럽게.”

 

 그럼 그렇지. 직접 일어나 토스트를 뽑아 입에 문 로이다.

 

  “에, 굳었어.”

 

 귀여운 앞니로 딱딱해진 토스트를 갉아먹으며 자리로 돌아가 앉는 그 모습을 정박은 그저 본다.

 

 그래, 그냥 보다 제 자리에 앉아 부러 밥 한술을 크게 떠낸다.

 

  “밥 좀 먹지?”

 

  “먹고 있잖아.”

 

  “..... 말을 말자.”

 

 숟가락 위에 수북이 쌓인 밥을 로이의 입에 넣어 줄 날이 오긴 오려나 싶다.

 

  “내 팔자에 휴가는 무슨 휴가냐. 저쪽엔 토순이, 이쪽엔 빵순이...”

 

  “오! 휴가야?”

 

 선글라스 안에서 웃고 있을 두 눈도, 아침에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어, 이틀. 어제 그 난리를 쳤는데 경호가 되겠냐? 아, 그러고 보니까... 씁, 나도 경호 받아야 되는 거 아닌 가? 나진호, 그 자식 완전 돌았을 텐데.”

 

  “!! 왜?! 우리 오빠가 왜 돌아? 거기서 더 돌면 어쩌려고 돌아?!”

 

  “....... 걔가 왜 오빠야?”

 

  “잘생기면 오빠, 돈 많으면 오빠, 내가 좋아하면 오빠.”

 

  “그럼 나도 오빠네.”

 

  “미쳤나봐.”

 

 정색하는 말투에 빈정 상한 정박이 목소릴 내리깐다.

 

  “열 받아서 니 오빠 벤에 있는 토끼새끼들 발기발기 찢어놨어.”

 

  “!!!! 잔인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이 다, 박한 놈아!!!!”

 

 벌떡 일어나 잽싸게 2층으로 줄행랑을 치는 로이다.

 

  “야! 도로시!!!!”

 

 ♬한 걸음 뒤에~ 항상~ 내가 있었는데~

 

 주방 옆, 정박의 방 안에서 휴대폰 벨이 울린다.

 

 벨소리 선곡 한번 기가 막힌다. ‘인형의 꿈’이라니.

 

  “아, 휴가 준다며?! 아직 하루도 안 지났거든요!........... 뭐라고요?”

 

 진호가 붙여준 짜증나는 별명에 울컥했던 마음이 삽시간에 가라앉는다.

 

  “........ 그런 게 거기 왜 있어?”

 

 식탁 위엔 반도 줄지 않은 밥과 몇 번 갉아 먹고 남은 굳은 토스트가 있는 오늘 아침.

 

 유난히 밝은 햇살에 만족스러운 것도 많았고.

 

 로이와의 동거는 늘 그렇듯 잔잔하게 물 흐르듯 흘렀지.

 

 어쩌면, 잘 시간에 내려 온 로이부터가 삐거덕거림의 시작이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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