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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직업군이 이 세계 조커입니다!
작가 : SIMBA
작품등록일 :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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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5 - GARDEN BALSAM
작성일 : 18-12-31     조회 : 323     추천 : 0     분량 : 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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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셉은 일행이 떠나기 전, 영주들의 정복을 코자에게 선물했다.

 

 베르사유의 장미에 나오는 그 옷을 떠올리면 딱 매칭이 될 것이다.

 

 라바스티온과 달리 로만 대륙의 사람들 특히나 아시리아와 국경지대를 두고 있는 사람들은, 이방인에 대해 적대적이고 의심이 많으니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셉은 뻔히 안받을 걸 알았기에 보들레르를 통해서 1억 아덴 정도를 남겨났다.

 

 금화이기 때문에 이 세계에서도 충분히 통화가치가 있었다.

 

 보들레르는 코자에게 이곳의 화폐 1만 데나리우스를 주었다.

 

 화폐는 먼 옛날 제국에서 흩어진 나라들답게 만국공통화폐였다.

 

 황금색 동전은 1데나리우스, 은빛 동전은 1디나르, 동빛 동전은 1페소 이다.

 

 1데나리우스는 100디나르의 가치이며, 1디나르는 1000페소이다.

 

 설명 상, 쉽게 1디나르가 천원의 가치라고 이해했고, 환산하자면 10억 정도의 가치가 있다.

 

 마다하진 않았다. 통화는 분명 필요한 것이었으니까.

 

 보들레르는 1억 아덴의 가치를 100만 데나리우스라고 책정했으니, 값어치도 넉넉히 치룬 셈이다.

 

 “조셉, 금방 돌아 올 테니 내 부하들을 잘 챙겨줘.”

 

 “네야말로 응큼한 생각은 접어두고, 내 은인 보필이나 잘해. 이번 임무에서 만큼은 넌 귀족의 자녀도, 에스파다의 독재관이 아닌 구원자의 종이란 걸 항상 명심하라고.”

 

 코자도 마중 나온 세 님프 친구들을 부둥켜안았다.

 

 “코자, 난 슬퍼하지 않을 게. 돌아오지 않으면 네가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갔다고 생각하면 될 테니까.”

 

 고르곤이 말했다.

 

 “그래도 가기 전에 베르너에게라도 마지막 안부를 전해. 난 그거라도 기다려야 겠어. 이별은 역시 익숙해지지 않는 거야.”

 

 보르곤도 울먹였다. 사르곤을 달래느라 출발은 좀 늦어졌다.

 

 라바스티온 지역을 벗어났지만, 굽이치는 골짜기를 제외하면 비슷한 나무들과 들꽃 때문에 제자리걸음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마을도 3개나 지나쳤다. 라바스티온의 성은 고대 던전 진입로 같은 인상을 풍겨 위화감이 없었다.

 

 이곳의 건물양식은 중세라 하기엔 고대스러운 면이 있고, 그렇다고 너무 옛날 것으로 치부하기엔 현대건물보다 세련된 느낌마저 있었다.

 

 엘프들의 영향을 받아 그런 것이라 얀이 설명해줬지만, 도무지 호감이 있는 여성에게 나긋하게 말하는 듯한 얀의 말투가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코자는 쉬어가자는 말을 차마 얀에게 꺼낼 수 없었다.

 

 어떤 작업성 멘트를 날려댈지 상상만으로도 머리가 지끈거렸으니까.

 첫 인상 그대로 싸가지 없는 귀족 자제의 모습이 훨씬 그리워질 지경이다.

 

 뭔가 뾰족한 수가 필요했다.

 

 “혹시 조셉한테 이상한 감정을 느껴 본 적은 없어? 정말 궁금해서 그래. 보통 친구에게 여자가 생겼다고 하면 축복해주거나 그렇지 않나? 계급 사회에 대해 왈가왈부 할 건 아니지만, 그렇다 쳐도 난 충분히 어느 귀족 영애보다 지고한 존재로 통할 수 있지 않나?”

 

 놀라우리만큼 아무 대화도 없이 3시간을 내달려 점점 나무가 없는 돌산들이 가득한 신비로운 공간으로 향해갔다.

 

 그리고 작은 개울이 나타나자, 잠시 말을 멈춰 세운 얀이 입을 땠다.

 

 “조금만 더 가면 국경지대로 가기 전 마지막 도시가 나올 거야.”

 

 코자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마지막 도시? 보르곤이 말하길 루다를 만나려면 모이라로 가면 된다고 했고, 조셉은 반나절이면 도착할 거라고 했어. 무슨 개수작이지?”

 

 얀은 표정하나 바뀌지 않고 대꾸했다.

 

 “무례하군. 무슨 착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얀이 숨을 골랐다. 99%의 수작 중 1%의 진실이 더 억울한 법이니까.

 

 “난 네를 가장 안전한 길로 데려 가야할 의무가 있어. 조셉의 부탁이니까.”

 

 코자도 조셉의 마지막 당부가 떠올라 겨우 진정시키며 답했다.

 

 ‘네도 눈치 챘겠지만, 난 얀을 사랑해. 널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얀이 너무 단순해서 걱정이야. 부디 나의 첫 사랑을 지켜줘.’

 

 코자가 여자이니 어쩔 수 없다. 도플갱어가 호감이 있는 상대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게 기분이 좋으면서도, 빼앗을 수 없다는 정해진 결말이 안겨준 패배감에 우울증까지 걸릴 것 같았으니까.

 

 만약 보르곤이 챙겨준 요상한 비스킷이라도 없었다면 환장해버렸겠다.

 

 계피 향은 싫었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심신을 안정해주는 효과를 내었다.

 

 “사과하지. 뭐 무탈하게 루다에게로 인도만 해준다면 그만이니까......”

 

 굽이친 산길을 벗어나, 시야에 나타난 개울을 건너기 전, 곧장 말에서 내린 얀은 보기만 해도 고급스런 가죽신을 물속에 첨벙 거리며 직접 코자의 말을 끌었다.

 

 “갑자기?”

 

 “또또. 착각하지마. 이 개울의 물은 숙달된 자가 아니면 말을 통제하기 힘들 만큼 차가워.”

 

 자신의 말까지 작업을 끝낸 얀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체 걸음을 재촉했다.

 

 서로는 거의 동시에 조셉의 말을 상기했다. 속으로 백만 번이나 다른 의미의 참을 인을 되새기고 괜히 말 고삐만 거칠게 흔들어댔다.

 

 북두칠성을 따라 방향을 튼 일행은, 침엽수림이 우거진 숲으로 들어섰다.

 

 얼어붙은 웅덩이와 질퍽한 진흑길을 오가길 수십 번, 곧 구멍 뚫린 벽돌로 정비된 도로를 발견했다.

 

 보일러까진 기대하진 않겠지만, 따뜻한 곳에서 쉴 수 있다는 생각에 코자는 감기는 눈에 힘을 주고 옷깃을 여몄다.

 

 이젠 야생 동물의 울음소리마저 끊긴 적막한 어둠 속에서 불현 듯, 현실 속의 육체가 걱정되었다.

 

 이곳이 게임 속이든 아니든 등골을 간질이는 애매한 추위와, 생생한 적막감은 불안감을 키우기 충분했다.

 

 신경 쓰지 않는 척해도, 그를 틈틈이 챙겨보던 얀이 기류를 눈치 채고 말문을 열었다.

 

 “조셉에게 듣긴 했지만, 정체가 뭐야? 하늘에 닿을 듯한 건물들이나, 허리춤에 찬 그 마법주머니나, 그 안에 든 요상한 물건들까지........ 정말 신의 사자일까?”

 

 얀에게만큼은 친절하지 않아도 되니, 불안도 달랠 겸 대화의 기회를 잡기로 했다.

 

 “당신들한테는 특별해 보일진 몰라도, 아니 특별하겠지. 하지만 난 댁들과 똑같은 사람이야. 죽음을 두려워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불쌍한 이방인이라고.”

 

 고글을 끼고 있지 않았다면 놓칠 뻔 했지만, 앞을 달리고 있던 얀에게서 날라온 호리병 같이 생긴 물체를 가까스로 잡아냈다.

 

 “이게 필요한 얼굴이라서....... 살아온 배경이 그렇다보니, 또래의 여자들과 길게 대화를 해 본 적이 없거든. 하지만 방금 그 말에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 내가 생각하고 있는 건 판타지에나 등장할 요조숙녀였단 걸.”

 

 이 순간만큼은 그를 존중해주기로 했다.

 

 보드카에 필적하는 독한 술이지만, 과일주 종류인지 향긋한 향이 나는 특이한 술이었다.

 

 단 한 모금에 추위와 근심이 날아가는 듯 한 기분 좋은 취기.

 

 ‘위험해!’

 

 그런데 그 상태 그대로 야영을 하게 됐다.

 

 달콤한 맛에 속아버려 도수 50도짜리 술을 호리병체 마셔버렸다.

 

 “얀!”

 

 텐트를 능숙하게 쳐내던 얀이 코자를 바라봤다.

 

 딸기코가 되어 바닥과 혼연일체 된 모습에, 속도를 내었다.

 

 “너 나 좋아하냐?”

 얀이 망치질을 멈추고 대답했다.

 

 “모르겠어.”

 

 “야!”

 

 “난 주사부리는 여자는 딱 질색이야.”

 

 “잘 됐네!”

 

 “그런가?”

 

 “넌 나 좋아하면 안 돼!”

 

 “조셉 때문이야?”

 

 “그래!”

 

 “그래?”

 

 “조셉이 너 좋아한단 말이야.”

 

 화장실이 가고 싶어 잠깐 잠에서 깼을 때, 코자는 속옷이 풀린 흔적이 있나 부터 살폈다.

 

 그런 흔적은 없었다.

 

 “술이 원수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네.”

 

 당연해야 한다.

 

 한 쪽 팔에 의지해 턱을 개고 불침번을 서던 채로 잠이든 얀을 발견했다.

 

 “참, 여러모로 사람 신경 쓰이게 하는 스타일이야.”

 

 얀이 눈을 떴을 때, 자신을 난로 삼아 안고 자고 있는 코자를 보고 깜짝 놀라 황급히 일어났다.

 

 “이거 참, 큰일 날 여자군!”

 

 자신이 아니었다면 뭔일이 나도 분명 났을 거라며, 중얼거리다가, 조금씩 코자의 얼굴을 자세히 보기 위해 천천히 다가갔다.

 

 “무서울 만큼 내 이상형이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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