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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직업군이 이 세계 조커입니다!
작가 : SIMBA
작품등록일 :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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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5 - GARDEN BALSAM
작성일 : 18-12-31     조회 : 343     추천 : 0     분량 : 3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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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르누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마지막 도시 레미에 도착했다.

 

 조셉의 말은 상냥했다.

 

 새로운 주인이 안장에 적응할 수 있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여러 도움을 줬다.

 

 레미는 성의 주변부터 온갖 농작물이 재배되고 있어서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풍경을 자랑했다.

 

 네덜란드에 도착한 듯, 이름 모를 들꽃과 풍차가 한 대어우러져, 쉴 세 없이 곡물도 빻고 있었다.

 

 온실 속 화초.

 

 라바스티온을 가장 먼저 들렸기 때문에, 이것 말고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성문은 활짝 개방되어 있었다.

 

 병사들이 얀 베르너를 알아보고 제법 예를 높여 절했기에, 왠지 모를 뿌듯함도 느껴버렸다.

 

 계획도시가 아니어서, 성안은 중구난방으로 상점과 주택, 관공서들이 뒤섞여 있었다.

 

 영화 소품을 보듯, 주민들은 제법 친숙한 복장을 갖추었는데, 콕 집어 지목할 순 없지만 익숙했다.

 

 군기가 빠져 당나라 군대 소리 들어도 할 말 없을 팔자걸음을 따라, 성주의 집으로 향했다.

 

 코자는 눈길을 잔뜩 끌었던 상점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얀을 보냈다.

 

 이곳 사람들은 눈매에 생기가 있고 활기가 넘쳤다.

 

 이곳의 물가는 싸도 너무 싸다.

 

 탐스럽게 붉은 빛을 띤 사과 한 바구니가 800페소 밖에 하지 않았으니까!

 

 아쉽게도, 이곳의 화폐는 인벤토리에 넣을 수 없었지만, 아이템 백 팩에는 담아졌다.

 

 등 뒤, 가득 1만 데나리우스나 있다.

 

 게임 속 화폐 아덴도값어치는 톡톡히 낼 수 있으니, 이미 이 세계의 억만장자인 셈이었지만.

 

  잡화점에서 사과와 오렌지를 사고, 건너편 포크와 숟가락 표시 간판을 달고 있는 레스토랑에서, 지배인 추천 코스 요리를 실컷 먹었다.

 

 쫄깃하게 씹히는 촉감과 독특한 단맛, 잘근 씹었을 때 톡 터지는 풍부한 육즙을 봤을 때, 안창살 스테이크다.

 

 식전에 나온 치킨 수프가 싱겁다고 불평할 뻔 했지만, 본 게임에서 이를 무마시킨 기특한 요리사와, 비서처럼 한시 붙어 3초 컷으로 필요한 것을 챙겨준 웨이터에게 팁까지 두둑하게 챙겨주고 나왔다.

 

 패션에는 취미가 없지만, 입을 옷가지들을 살펴봤다.

 

 게임 제작자답게, 가죽 공방에 들려, 워커 도면을 그려줬다.

 

 이곳의 옷들과 전투복에 어울릴 디자인으로 주문 제작했다.

 

 나지막이 제품을 만들어 판매해도 되겠냐고 묻길래, 코자는 자랑스럽게 고갤 끄덕였다.

 

 가죽에 후크를 채워 크기를 조절할 수 있게 해두었는데, 이 기술이 널리 퍼지길 기대해보기도 했다.

 

 가장 신경 쓴 건 겉옷이다.

 

 조셉이 정복이라며 챙겨준 옷은 이 세계인들이 봤을 때야 귀족 자제 느낌을 물씬 풍겨낼지 몰라도, 도저히 백바지는 적응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인에게 추천 받은 재단점으로 가려다가 발길을 돌려 완제품을 팔고 있는 가게로 들어갔다.

 

 데나리우스가 적힌 가격표가 보이는 걸 봐서 스케일이 남다른 곳이다.

 

 가슴 라인이 움푹 패인 다홍색 드레스를 보곤 조셉을 떠올렸다.

 

 ‘언젠가 커밍아웃하면 필요 할테니까.’

 

 메이드 복과 비슷하게 생긴 평상 복을 입고 있던 젊은 여점원이 차마 그걸 집어든 코자에게 직언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다가, 동그란 쿠션 두 개를 넌지시 건네며 다가왔다.

 

 재욱은 그게 어떤 용도인지 전혀 몰랐다.

 

 다만, 점원을 주시하다가, 음 체형을 봤을 때 조금 더 육덕진 이 사람보다 작게 사이즈를 사면 되겠군이라며 중얼거렸을 뿐이다.

 

 “당신은 몇 사이즈를 입죠?”

 

 코자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란 점원이, 울먹이며 말했다.

 

 “어? 전 영애님을 조롱할 뜻이 아니었고....... 다만.......”

 

 추리를 하던 표정이 그녀에겐 쌀쌀맞게 보였나보다.

 

 “오해하지 마세요. 전 단지 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사이즈를 맞춰보려 물어본 것뿐이니까요.”

 

 코스튬에 열성을 들여본 적 없었지만, 만약 돌아간다면, 이 부분도 신경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거울 속 비친 코자는 옷이 바뀔 때마다,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했으니까.

 

 맘에 들지 않는 옷이 하나도 없어서 결국 매장 털이를 했다.

 

 일단 무난하게, 하얀 셔츠에 단이 짧은 바지를 입었다.

 

 심플해 보이지만, 새로 제작할 워커와 딱 안성맞춤의 옷이 될 것 같았다.

 

 점원은 가슴을 심히 드러내놓고서, 호들갑까지 떨며 그대로 가게를 나서려는 코자를 불러세웠다.

 

 이곳의 문화는 다리의 맨살을 드러내면 안 된다고.........

 

 어쩔 수 없이 최대한 타협하여, 허벅지만 살짝 드러낸 반 스타킹을 신었다.

 

 시간이 많이 지체 됐는지, 얀은 병사들까지 대동해서 일대를 수색하다가, 상자 하나를 들고 이곳에 당도했다.

 

 땀을 삐질 흘리고 있는 모습에 먼저 사과했다.

 

 “미안! 벌써 돌아올지 몰랐지 뭐야.”

 

 “잠깐 인사만 한다고 온다 했잖아!”

 

 그런 말을 했었던가?

 

 얀은 코자의 살짝 드러난 허벅지 살을 보고 얼굴을 붉혔다.

 

 “잠깐, 그렇게 입고선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어.”

 

 “왜, 내가 네 여자라도 되냐.”

 

 코자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런 문제가 아니라 예의에 어긋난다고.”

 

 “아니 왜! 네랑 다니면 뭐라 할 사람 없을 거 아냐, 너무 답답해서 그래 답답해서!”

 

 얀은 헛기침을 하더니, 갑자기 근엄한 표정을 짓고서 손을 내밀었다.

 

 “사실....... 아름다워.”

 

 코자는 신경질적으로 손을 툭 쳐버렸다

 

 “주인장, 계산해주시오.”

 

 뭐 계산을 한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만.

 

 얀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재욱은 차라리 자신이 코자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남자의 모습으로 이 세계에서 만난 여자가 내 취향이었다면 저것보다 더 꼴사나운 모습을 보였을 테니까.

 

 가게를 나서던 얀이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몫으로 받은 돈에 대해 뭐라 왈가왈부 하긴 싫지만, 조금은 아껴줬으면 좋겠어.”

 

 코자가 대답했다.

 

 “처음이자 마지막 사치가 될 것 같아서 펑펑 쓰는 거야. 그리고 넌 조셉이 있는데, 왜 자꾸 치근덕대는 거야.”

 

 “나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말하지만, 난 남색이 아냐.”

 

 얀은 제법 발끈했다.

 

 얼굴만 닮은 게 아니라 여러 취향을 공유하는 듯 했다.

 

 평소 검소하기도 했고, 원래 세계에서 한 번도 자신에게 투자한 적이 없기 때문에 대리 만족 성격으로 얀을 데리고 발길을 돌렸던 재단점으로 갔다.

 

 남자 옷을 디자인하는 건 자신이 있기에 직접 도면을 그려 재단사에게 건넸다.

 

 얀은 턱까지 괴고서 그림을 감상했다.

 

 “오오, 딱 내 취향이야.”

 

 그런 어린아이 같은 표정은 처음이었다.

 

 “혹시 이곳에서도 우편 같은 시스템이 있어?”

 

 “당연 우체국이 있지. 그건 왜?”

 

 그리고 잘 포장된 상자를 얀에게 주었다.

 

 아까 조셉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다.

 

 “조셉에게 보낼 선물이야. 그리고 갔다가 오는 길에, 공방에 가서 코자라는 이름으로 맡긴 물건도 찾아오고.”

 

 “날 하인처럼 부린 여자는 네가 처음이다........”

 

 얀은 군말 없이 재단점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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