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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구합니다
작가 : 강시티
작품등록일 : 201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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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프롤로그
작성일 : 16-09-08     조회 : 813     추천 : 0     분량 :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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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하드립니다. 임신 8주차이십니다"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스친다. 발은 그 자리에 굳어 움직이지 않는다.

 

 한여름에 서리를 맞은 듯 뒤통수가 얼얼하다.

 

 "시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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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다 책임질께. 오빠믿지?" 이 말을 믿는 사람은 내 기준 세상에서 제일 덜 떨어진 인간이다.

 책임지겠다는 말 함부로하는 인간치고 제대로된 인간 하나 못봤으니까

 그런데 지금 나는 책임져 줄 사람이 아니라 하소연할 사람이 필요한 거니까.

 혹시, 조금의 책임감이라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여보세요."

 

 -"지금 집앞인데 잡깐 좀 나와주라."

 

 세상은 공평하지 못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가정교육 잘못받은 쓰레기라도 집 하나는 더럽게 좋다.

 

 "왜"

 "쓸데없는 얘기 할꺼면 그냥 가라. 피곤하다"

 

 "아무 토도 달지말고 대답만 해."

 쉽게 떨어질 것 같았던 말이 혀 끝에서 잠시 주춤한다.

 

 "뭔데"

 

 "나 임신했어. 책임질거야?"

 

 책임이라는 말, 질색이었는데 막상 책임이라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뱉은 말이 나도 짜증나지만 너라면 혹시나

 

 "야 장난칠라고 이 밤에 사람을 불.....뭐라고?"

 

 "니 애가 나한테 있다고. 내 몸 안에 지금 있는거라고."

 

 "지금 뭐하냐? 내 애라고? 그말 책임질 수 있어?"

 

 혹시나는 역시나이다. 혹시나하는 가정은 그야말로 희망이다.

 

 "너나 빨리 대답해. 네, 아니오로 확실하게 책임, 질 수 있냐고"

 

  벼랑끝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사람은 혹시 누가 잡아주지 않을까 하지만 혹시나는 역시나다.

 깊은 어둠 속 절벽에서 구해줄 이는 있을리가 없다.

 

 "하.. 미친 돈 필요하면 말을 하라니까? 이딴 소름돋는 말하지말고"

 

 판도라의 상자에서 인류를 구원할 단 하나가 희망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절망의 끝의 사람에게 희망은 치명적이다. 그걸 왜 신은 몰랐을까 왜 하필 희망따위였을까.

 

 "야..씨. 모르겠고 복잡 해 죽겠으니까 그냥 가라. 내일 얘기하자."

 

 예상했던 반응. 예상했던 말들이다.

 

 그런데 말 하나하나가 자꾸 심장을 짜른다. 무슨 대답을 기대했던걸까.

 

 그 애한테 뭘 기대하고 있었던 걸까.

 

 아니, 생각해보면 틀린 말 하나 없잖아.

 내 나이 18이다.

 무슨 실낱같은 희망을 찾고 있었던 걸까. 생각하고 말고도 없었던거다. 그런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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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악-!

 소녀 얼굴만한 손이 소녀의 위로 날아왔다.

 

 '애미도 없는 년이 뭐? 너 지금 네 아빠 어떻게 된건지 알고 이러니?'

 

 본인 일이 아닌 사람들은 서로 입방아 찧기 바쁘다.

 

 '애 엄마가 바람이 나서..'

 '에휴..쯧쯔 애가 불쌍해서 어쩌누...'

 '저 친 딸 아니라는 소리도 있던데요 뭐.'

 

 '딸은 엄마를 닮는다는데 벌써부터 싹수가 보여 싹수가'

 

  니가 니 자식 낳으면 할 짓이 뻔히 보인다고 버릴거잖아 니 엄마가 했던 것처러...

 

 "아니야..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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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땀으로 흥건하다. 또 꿈이다. 벌써 몇년째 반복된다.

 무섭다 자식은 부모를 닮는 다는 말을 지겹게 들었고 그 말을 증오한다.

 지금 이 순간. 나는 똑같은 길을 걷고 있는게 아닌가.

 정신이 번뜩 들었다. 어떻게해서든 그 말을 깨부술거라고, 뿌리를 뽑아버릴 것이라고 10년 동안 다짐했다.

 

 나, 도대체 뭐 어떻게 해야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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