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리코 티에라의 주방장이자 소유주 리코는 산책을 나가다 부상당한 새 한 마리와 마주쳤다. 한쪽 다리가 반 쯤 잘렸고 부리는 거의 부서진 채였다. 리코는 새의 부리에서 피가 이렇게 많이 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절름발이 새는 제대로 서지도 못한 채 제자리를 맴돌았다. 주방장은 위협이 되지 않는 에뮤는 처음 보았고, 주의 깊게 새의 목을 낚아채 온힘을 다해 비틀었다. 그리고 싱싱한 고기를 식당으로 가져와 예전에 한 손님이 숙박비 대신 준 단검으로 재료를 손질했다.
여관의 공동 소유주이자 리코의 아내인 티에라는 새로운 스테이크가 선사하는 부드러운 질감과 달콤한 육향에 감탄했다. 리코는 아내가 벌써 두 번째 스테이크를 비우는 모습을 감상했다.
“그런데 말요, 이 에뮤란 놈 말야. 생긴 건 지독한데, 고기는 이렇게나 맛있는 줄 누가 알았을까? 목장에다가 가둬서 기르면 좋은 식자재가 될 텐데.”
“운 좋게 한 마리 잡은 걸로 헛꿈 꾸시긴. 당신이 도리어 사료가 될지 누가 알아요?”
리코는 과연 그렇다며 수긍했다.
아니면 수긍하는 척 입을 닫고 머릿속에는 벌써 새로운 가축을 가둘 우리와 붙잡을 족쇄와 교묘히 가축을 세뇌할 훈련 방법 따위를 떠올렸을까?
부부는 이제 다섯 번째 스테이크를 해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