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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시대
작가 : 이원호
작품등록일 : 2016.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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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화
작성일 : 16-07-25     조회 : 539     추천 : 0     분량 :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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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편의공작대(便衣工作隊) 26

 

 

  오후 2시 반, 금전리 가게로 다가간 조영관이 조백진에게 말했다.

 “어이, 조 상병, 내가 흥정할게. 넌 가만있어.”

 “무슨 흥정을 한단 말요?”

 조백진이 눈을 치켜떴다.

 “내가 선임이니까 내가 해야지.”

 “분대장이 나한테 물어보라고 했어.”

 걸음을 늦춘 조영관이 잡아먹을 것 같은 표정으로 조백진을 보았다. 조백진은 22세, 조영관보다 14살이 어리다. 그러나 24개월짜리 상병이다. 24개월 동안 전방에서 굴렀다면 지렁이가 용은 안 될망정 생존력 강한 미꾸라지는 된다.

 “시발 놈아, 내가 선임 노릇을 한댔어? 흥정 붙이는 거지.”

 “시발, 수틀리면 분대장한테 무전칠 거야.”

 조백진은 등에 PRC트랜시버를 지고 있는 것이다. 조영관의 등에는 레이션 박스 3개가 메어져 있다. 1박스에 7킬로 무게지만 조영관의 넓은 등판에 붙여져서 무겁게 보이지 않는다. 금전리 가게는 마을 맨 끝쪽 느티나무 아래의 외딴집이다.

 마을이라야 산비탈에 민가가 5채 있을 뿐, 모두 산에서 약초를 캐 먹는 화전민이다. 이곳도 깊은 산 속, 국도가 5킬로나 떨어져 있다. 가게 표시도 없고 민가 방에 물건을 놓고 파는 곳이었는데 마당으로 들어선 조영관이 소리쳤다. M-1을 지팡이처럼 짚고 선 터라 공비가 따로 없다.

 “계쇼?”

 그때 부엌에서 여자가 나왔다. 둘이다. 숨을 들이켠 조영관이 입까지 쩍 벌렸다. 젊은 여자다. 얼굴이야 그저 그렇지만 치마를 입었다. 저절로 입안에 고인 침을 삼켰을 때 다른 쪽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누구시오?”

 주인 남자, 60대쯤의 사내가 의심스런 시선으로 조영관과 조백진을 번갈아 보았다. 사복에 총을 들었으니 영락없는 공비다. 하긴 편의공작대는 공비들에게 동료로 보이도록 위장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조영관이 사내에게로 한 걸음 다가섰다. 젊은 여자 둘은 나란히 토방에 서서 둘을 내려다본다. 그때 조영관이 물었다.

 “말씀 좀 물읍시다.”

 “편의공작대요?”

 묻기는 주인이 먼저 물었다. 등에 멘 미제 레이션 박스와 M-1소총, 조백진은 AR 대신 M-2카빈을 메고 있다. 이제 국군임을 안 것이다.

 “예, 그런디.”

 선수를 뺏긴 조영관의 이맛살이 찌푸려졌다.

 “여기, 레이션 한 박스로 숏타임 몇 번이나 할 수 있소?”

 대번에 그렇게 물었더니 여자 둘이 키득키득 웃었다. 여자들을 향해 헤벌쭉 웃어 보인 조영관이 주인한테 다시 물었다.

 “싸게 좀 해주쇼, 몇 번이요?”

 “나아, 참.”

 쓴웃음을 지은 주인이 조영관의 등에 멘 박스와 여자들까지 번갈아 보았다.

 “두 박스에 다섯 번까지 해 드리지.”

 “그렇다면 여기 다섯 명이나 있단 말요?”

 “아니, 횟수로 말요, 횟수.”

 “말도 안 돼.”

 조영관이 눈을 치켜떴다.

 “지기미 시벌, 한 년을 다섯 번만 찌르고도 두 박스? 이런 순.”

 “이보세요, 아저씨.”

 여자 하나가 소리쳤을 때 조백진이 나섰다. 못 참겠다는 표정이다.

 “아저씨, 레이션 1박스로 술 얼마나 바꿉니까?”

 “아, 술은 소주 20병까지 바꿔주지.”

 “25병은 안 돼요?”

 “그건 안돼.”

 “안된다면 알았습니다.”

 그리고는 조백진이 조영관에게 말했다.

 “조 상병, 갑시다.”

 “아, 가만.”

 조영관이 한 걸음 나섰다.

 “두 박스에 여섯 번, 그리고 아가씨는 몇이나 있소?”

 “이 아저씨가 순.”

 다시 쓴웃음을 지은 사내가 말을 이었다.

 “여긴 시간당이야, 숏타임은 30분, 그러니깐 두 박스면 5번, 두 시간 반 놀 수가 있는 거지, 아가씨는 셋이 있어, 그러니까 번갈아서 놀아도 돼.”

 “여섯 번은 안 된단 말여?”

 그때 여자 하나가 말했다.

 “숏타임 한 번에 5분씩 해주면 여섯 번 뛰게 해줄게.”

 “하하하.”

 여자 하나가 소리 내어 웃었으므로 조영관이 바보처럼 따라 웃었다. 그때 조백진이 팔을 잡아끌었고 조영관이 몸을 돌리면서 말했다.

 “알았어, 이따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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