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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시대
작가 : 이원호
작품등록일 : 2016.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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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화
작성일 : 16-07-25     조회 : 561     추천 : 0     분량 :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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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편의공작대(便衣工作隊) 38

 

 

  조백진이다. 상병 조백진, 24개월, 연대장이 온다는 말을 듣고 나서 결심했다.

 공비와 맞닥뜨리는 것보다 세 배는 더 긴장이 되었지만 죽기로 작정했다. 가만있는다면 군대서 좃뺑이 친 것이 무효가 되는 것이라고 다짐에 다짐을 거듭하고 기다렸다.

 “야, 너, 뭐야?”

 하고 작전참모가 옆에서 꽥 소리쳤으므로 조백진이 정신을 잃을 뻔했다. 소령이다. 중대장보다 높은 놈이다. 그때 오금호가 말렸다.

 “놔둬, 가만있어.”

 해놓고 조백진을 보았다.

 “응, 뭐냐? 뭐가 원통해?”

 “예! 상병 조백진!”

 관등 성명을 먼저 붙여야 한다는 것도 잠깐 잊어먹고 있었다.

 “그래, 상병, 뭐냐?”

 오금호는 53세, 대령 5년 차다. 장군이 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그것을 우습게도 부하 놈들이 먼저 아는 것 같다. 눈치를 보면 드러나는 것이다. 하긴 자신도 전에는 그랬으니까, 그때 조백진이 다시 아우성을 치듯이 말했다.

 “연대장님! 우리 분대장을 살려주십시오! 너무 원통합니다!”

 그 순간 조백진의 눈에서 주르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때였다. 옆쪽의 편의공작대원 하나가 또 소리쳤다.

 “억울합니다! 우리 분대장님이 누명을 썼습니다! 살려주십시오!”

 그리고는 이놈은 소리 내어 운다.

 “우리 분대장은 죄가 없습니다! 우리가 증인입니다! 조영관이 그놈이 끌고 갔습니다!”

 또 한 명이 소리쳤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놈은 제일 졸병 같다. 그렇게만 말하더니 훌쩍이며 소매로 얼굴을 닦는다. 자, 이제 골짜기에 난리가 났다. 그로부터 4시간 후인 오후 2시경, 헌병대장 최기성 소령은 연대장 오금호 대령의 호출을 받는다. 부관의 연락을 받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모르겠다고 하는 바람에 신경질이 났지만 안 갈 수는 없다.

 연대장이 오늘 오전에 시찰한 곳이 지금 영창에 잡아넣은 분대장 놈 벙커 근처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연대 장교들이 대부분 겉으로는 호의적이지만 경계하고 있다는 것도 안다. 모른다면 병신이다. 연대장실로 들어선 최기성이 경례를 올려붙였다. 어쨌거나 오금호는 육사 15년 선배다. 오금호 동기가 소장까지 된 데다 군단 헌병대장하고 육사 동기다.

 “부르셨습니까?”

 최기성이 묻고는 의심쩍은 시선으로 오금호 옆쪽에 선 작전참모 박도영 소령을 보았다. 박도영은 학군 출신으로 입대기수로 치면 최기성보다 2년 빠르다. 오금호의 신임을 받고 있지만 최기성에게는 별거 아닌 놈이다. 그때 오금호가 말했다.

 “거기, 수색중대 분대장 체포했지? 내가 알기로는 군수품 횡령, 분대원 근무이탈 방조 혐의라던데.”

 “예, 연대장님.”

 최기성이 바로 대답했다. 아, 이거였구나. 오늘 거기 가서 그 이야기 들었구나.

 “그 분대장 내일 사단 헌병대로 인계할 예정입니다.”

 “그래?”

 머리를 끄덕인 오금호가 각진 얼굴을 들었다. 무표정한 얼굴이다.

 “진술서 받았지?”

 “예, 연대장님.”

 “자백했나?”

 “예.”

 “내가 보고서를 보았더니 자백하고 서명도 했더구만, 그렇지?”

 “예, 그렇습니다.”

 대답은 하면서도 최기성은 점점 불편해졌다. 이광이 자백하지 않아서 이쪽에서 서류를 만들어 버린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사소한 사건은 대부분 그렇게 처리해온 것이다. 그때 오금호가 말했다.

 “내가 오늘 거기 갔다 왔어.”

 “예, 연대장님.”

 “거기 분대원 여섯 명이 남아 있더구만.”

 오금호의 얼굴에 쓴웃음이 번져졌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연대 장교들이 모두 걔들 진술을 들었어, 그 진술을 듣고 같이 우는 장교도 있었어.”

 “…….”

 “거기 조아무개란 놈이 된장을 훔쳐 도망갔던 거야, 그리고는 분대장한테 뒤집어씌운 것이라고, 내 작전참모가 걔들의 진술을 모두 녹음해왔어.”

 그리고는 오금호가 최기성을 보았다. 이제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최기성은 심호흡을 했지만 말이 안 나왔다.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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