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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시대
작가 : 이원호
작품등록일 : 2016.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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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화
작성일 : 16-07-25     조회 : 542     추천 : 0     분량 : 2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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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편의공작대(便衣工作隊) 28

 

 

  둘이다. 산 중턱에 엎드린 이광이 이맛살을 찌푸렸다. 둘이 건너편 산기슭의 산길을 걸어오고 있다. 오후 12시 20분, 거리는 250미터, 둘 다 점퍼 차림으로 길이 좁아서 앞뒤로 서서 걷는다. 옆쪽은 자갈이 깔린 개울가, 개울 넓이는 10미터 정도, 개울이 흐르는 골짜기 폭은 50미터, 산길을 따라 4킬로쯤 가면 바로 윤진이 사는 화전민 마을이다. 마을이라야 4가구, 주민 수는 윤진까지 6명, 그곳에서 위쪽 골짜기로 3킬로를 올라가야 이광의 벙커, 고구마3이다. 숨을 고른 이광이 M-1의 가늠자 위로 두 놈을 놓았다. 거리는 2백 미터 정도, 저 두 놈 중 하나가 윤진의 남편, 그 나쁜 놈이다.

 하나는 보디가드인가? 늦가을, 곧 눈이 내릴 것 같은 싸늘한 날씨, 제대 53일 전, 천지개벽이 일어나도 제대는 한다.

 “아, 시발.”

 손이 시렸으므로 이광이 손바닥에 입김을 불었다. 이곳까지 내려온 것은 물론 공비 흉내를 내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쏜다면 고구마3과는 전혀 연결시킬 수가 없다. 이곳은 2소대 1분대 영역으로 3KM쯤 위쪽 산기슭에 1분대 벙커가 있다. 벙커장은 오금석 하사, 장기하사로 밥맛없게 생긴 놈이다. 다시 방아쇠에 손가락을 건 이광이 가늠자 위로 두 놈을 보았다. 거리는 2백 미터, 산기슭을 돌고 돌아오는 터라 보였다가 안 보였다가 한다. 두 놈을 다 죽일 것인가? 물론 자신이 있다. M-1 클립에 들어있는 8발 중 4발만으로 다 죽인다. 120미터에서 70미터 거리까지 50미터 간격 사이에는 엄폐물도 없는 것이다.

 총성이 위쪽 2소대 벙커 쪽에 울릴 테니 쏴 죽이고 바로 산을 타고 올라야 한다. 4백 미터 고지여서 꽤 험하고 길도 없는 터라 고생은 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산을 타고 골짜기로 내려가 다시 앞쪽 산 하나만 넘으면 벙커 아래쪽 골짜기가 나온다. 직선거리로 1킬로 정도지만 아마 한 시간쯤 걸릴 것이다. 그러면 오후 1시 반, 2시에 초소를 순찰하고 벙커로 돌아와 씻고 쉰다. 이제 두 놈은 180미터 거리로 다가왔다. 한 시간 전에 이곳에 와서 산길을 각 거리별로 눈여겨 봐둔 것이다.

 껍질이 하얗게 벗겨진 피나무 밑을 지날 때부터 모퉁이 바위까지 50미터 사이에서 두 놈을 해치워야 한다.

 “아, 시발, 두 놈을 다 쥑여?”

 다시 혼잣소리를 한 이광이 두 다리를 쫙 벌리고 배를 더 바짝 땅에 붙였다. 가늠자 위에 사내 둘의 얼굴 윤곽이 차츰 선명해졌다. 30대쯤의 사내들이다. 이야기를 하는지 입술이 벌어졌다 닫힌다. 바람이 불면서 낙엽 하나가 총신 위에 부딪혔다가 떨어졌다.

 “야, 이 병신아, 뭐하러 여기까지 와, 이 개새꺄.”

 이제 150미터 거리로 다가온 두 사내를 향해 이광이 말했다. M-1의 개머리판을 바짝 어깨에 붙인 이광이 심호흡을 했다. 개머리판의 나무 향이 맡아졌다. 따뜻한 촉감이 느껴졌다. 오래 뺨에 붙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병신같은 놈, 공비 총에 맞아 디지려고 오는구만.”

 이광이 가늠자 위로 다가오는 두 사내를 보았다. 이제 거리는 130미터, 피나무까지 10미터 남았다. 그때 앞장선 사내가 머리를 뒤로 돌리더니 뭐라고 이야기를 했다. 뒤쪽 사내가 머리를 끄덕였다. 거리는 120미터, 피나무 밑을 지난다. 이제 앞으로 50미터는 숨을 곳이 없다.

 “시발 놈.”

 이광이 다시 한 번 심호흡을 하고 나서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쳤다. 둘은 이제 110미터, 이 거리에서는 까마귀도 잡는다. 10발 8중의 실력인 것이다. 만날 사격 연습을 했기 때문이다. 1백 미터, 그때 이광이 방아쇠를 당겼다.

 “꽝!”

 총성이 골짜기를 울리더니 조금 후에 사내의 앞쪽 바위가 부서졌다.

 “꽝! 꽝!”

 다시 두 발.

 “꽝! 꽝! 꽝!”

 그때서야 사내들이 펄쩍 뛰더니 몸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뒤로 도망간다.

 “꽝! 꽝!”

 다시 두 발을 쏘았을 때 팅! 소리와 함께 클립이 튀어 나갔다. 이광은 침착하게 열린 약실에 새 실탄 클립을 끼워 넣었다. 철컥, 소리와 함께 약실이 닫혔을 때 이제 등을 보이며 도망치는 두 사내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꽝! 꽝! 꽝! 꽝!”

 사내들의 앞쪽 바위가 총탄에 맞아 부서졌다. 이광은 몸을 일으켰다. 죽일 마음은 애시당초 없었다. 내가 미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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