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공포물
파주(坡州)
작가 : 메뚜기
작품등록일 : 2018.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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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작성일 : 18-12-17     조회 : 317     추천 : 1     분량 : 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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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철이 튼 밥 딜런의 노래는 김광석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라는 노래와 음이 흡사했다. 그렇다. 김광석의 이 노래는 밥 딜런의 ‘Don`t Think Twice, It`s Alight’를 번안한 곡이었다.

 민철은 재빨리 CD를 끄기 위해 CD 플레이어의 버튼을 찾았다. 그 순간.

 [퍽!]

 이전과 마찬가지로 승합차는 무언가에 부딪쳐서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차가 한참을 휘청거리더니 민철이 브레이크를 밟자 시동이 꺼진 상태로 멈춰 섰다. 분명 변종이 차에 달려든 것임이 분명했다.

 [♪ And it ain't no use to sit and wonder why. Don't matter anyhow.] 앉아서 왜 그럴까 고민해도 소용없을 거야. 어쨌건 신경 쓰지 마.

 “아이! 씨발 또 뭐야?”

 운전석 문의 유리가 깨졌지만 다행히 철망으로 유리를 가렸기에 변종이 차량 안으로 들어오지는 못했다.

 역시 노래는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크아아아아아악!”

 “이 새끼가 또.”

 [When your rooster crows at the break of dawn, look out your window and I'll be gone.] 새벽녘에 네 수탉이 울면, 창밖을 보도록 해. 나는 떠날 거야.

 민철은 급하게 차의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걸리지 않는다.

 이전 기억을 되살려 ‘D’에 놓여있는 변속기를 ‘P’로 옮겼다. 그리고는 다시 시동을 켰다. 그 순간에도 변종은 계속해서 차를 향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이럴 수가, 변속기를 P에 놨음에도 불구하고 시동이 켜지지 않는다. 민철이 이번에는 악셀을 밟아가며 시동을 다시금 걸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 You're the reason I'm traveling on. But,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 넌 내가 떠나가려 하는 이유이지. 하지만 다시 생각하려 하지 마. 상관없어.

 “뭐야! P에 놓았는데 왜 안 돼?”

 이번에는 급하게 변속기를 N으로 바꿔서 다시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무반응이다. 다행인 것은 변종이 철망으로 인해 차량 안으로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이고 불행인 것은 계속해서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전에는 변종이 하나였고, 변종이 차량 내부로 들어서면서 몸으로 크락션을 울렸기에 다른 변종들이 그 소리를 듣고 달려왔었다. 그런데, 변종이 크락션을 울리지도 않았는데 다수의 변종들이 눈에 띄었다.

 [♪ And it ain't no use in turning on your light, babe, the light I never knowed.] 불을 켜도 아무 소용없을 거야. 그 불은 내가 전혀 몰랐던 거니까.

 [퍽! 퍽! 퍽! 퍽! 퍽!]

 그리고는 그 다수의 변종들이 차량을 향해 몸을 부딪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잠들어 있던 세준이가 깨어나 변종의 모습을 보고는 공포에 휩싸여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한다.

 “으아아아아아아앙! 무서워 아빠.”

 “세준아, 괜찮아. 걱정하지 마 아빠가 지켜줄게.”

 그렇게 말은 했지만 민철 또한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 And it ain't no use in turning on your light. I'm on the dark side of the road.] 불을 켜도 아무 소용없을 거야. 나는 길가 어두운 쪽에 있지.

 여러 마리의 변종들이 차량을 향해 돌진하자 붙여 놓았던 철망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용접을 했으면 좋았을 것을…….’

 궁여지책으로 케이블 타이 몇 개를 엮은 철망이기에 변종들의 지속적인 공격에 철망이 떨어져 나가고 있었다. 게다가 시동은 여전히 걸리지 않았다.

 “개새끼들아, 왜 자꾸 이러는 거야.”

 [♪ Still I wish there ws something you could do or say. Make me wanna change my mind and stay.] 아직도 난 네가 할 수 있거나 말할 수 있는 뭔가가 있기를 원해 내 마음이 변하여. 내가 남아 있도록 할 수 있는.

 민철은 K2 소총을 집어 들고는 공격해 오는 변종을 향해 사격을 시작했다.

 “세준아, 귀 막아.”

 [탕! 탕! 탕! 탕! 탕!]

 하지만 변종들이 너무 많다. 소총으로 그 많은 변종들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We never did too much talking anyway. But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 어쨌건 우린 그렇게 많은 말을 나눴던 건 아니니까. 하지만 다시 생각하려 하지 마. 상관없어.

 [탕! 탕! 탕! 탕! 탕! 탕!]

 결국 총알이 소진 되었다. 민철은 소총을 내 던지고는 도끼를 손에 쥐었다.

 “세준아, 잠깐만 뒷자리로 가 있을래?”

 “으아아아앙! 싫어. 나 무섭단 말이야. 아빠랑 있을래.”

 “세준아, 아빠 말 들어. 그래야 아빠가 무서운 아저씨들을 물리칠 수 있단 말이야.”

 세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아빠의 말에 뒷자리로 급하게 이동했다.

 [♪ And it ain't no use in calling out my name, babe, like you never did before.] 내 이름을 불러도 소용없을 거야. 예전에 한 번도 그러지 않았던 것처럼.

 결국 철망이 떨어져 나갔다. 철망이 떨어져 나가자 변종 하나가 깨진 운전석 창문을 통해 차량 안으로 몸을 들이 밀었다.

 민철은 도끼를 비스듬히 들어서 변종의 머리를 내리쳤다. 역시 해본 솜씨라 단번에 변종을 쓰러뜨렸다. 하지만 다음, 그리고 그 다음 변종이 문제였다. 변종들은 계속해서 깨진 차문을 향해 돌진했다.

 [♪ And it ain't no use in calling out my name. I can't hear you any more.] 내 이름을 불러도 소용없을 거야. 난 더 이상 네 소리를 듣지 못하니까.

 계속해서 도끼를 휘둘렀지만 막무가내로 달려오는 변종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도끼를 잃었다. 변종의 머리에 박힌 도끼를 빼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철은 다른 무기를 집어 들기 위해 차량의 뒷좌석으로 몸을 옮겼다. 다행히 뒷자리에 구비해 놓은 정글도가 손에 잡혔다. 그렇게 잡은 정글도를 바로 앞에 얼굴을 들이 밀고 있는 변종을 향해 휘둘렀다. 변종이 쓰러지자 잠시 짬이 생겼다. 죽어 있는 변종 때문에 다른 변종들의 진입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세준아, 뒤로 더 들어가 있어.”

 세준은 머리를 차량 의자에 깊이 박은 채로 공포에 질려 울고 있었다.

 [♪ I'm thinking and wondering all the way down the road. I once loved a woman, a child I'm told.] 길가로 내려가는 내내 난. 생각하고 고민했어. 난 아이 같은 한 여자를 사랑했었어.

 “세준아, 아빠 말 안 들려? 빨리 좀 뒤로 가라고.”

 그제야 세준이 뒤쪽으로 몸을 움직였다.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여기서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결국 민철 뿐만 아니라 세준의 목숨도 보장할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 I give her my heart and she wanted my soul. But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 난 그녀에게 내 마음을 주었지만, 그녀는 내 영혼을 원했지. 하지만 다시 생각하려 하지 마. 상관없어.

 살아있는 변종들이 죽어 있는 변종을 뚫을 수 없자 이번에는 전면 유리쪽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전면 유리도 마찬가지로 철망을 덧댔지만 계속해서 달려드는 변종들에게는 속수무책이 되어 있었다.

 [♪ I'm walking down that long and lonesome road, where I'm bound, I can't tell.] 난 길고 외로운 길거리, 내가 묶여 있고, 얘기할 수 없는 길거리로 내려가고 있어.

 결국 전면 유리에 덧댔던 철망이 떨어져 나갔다. 이제는 더 이상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 되어 버렸다.

 [♪ But goodbye is too good a word, babe. So I'll just say fare thee well.] 그러나 안녕은 너무 좋은 말이지. 단지 작별이라 할 거야.

 ‘결국 이렇게 끝이 나는 구나.’

 민철은 더 이상의 방어가 힘들어졌다고 판단이 되자 눈물을 흘리며 세준을 쳐다보았다.

 ‘내가 어떻게 해서 살린 아들인데…….’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니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 정신 차리자. 정신 차리자. 민철아, 민철아, 이 새끼야, 정신 차려라 정신. 정신 차려라.’

 [♪ I ain't saying you treated me unkind. You could have done better but I don't mind.] 네가 날 불친절하게 대했다고 말하려는 건 아냐. 넌 더 잘해줄 수도 있었을 거야, 하지만 난 신경 쓰지 않아.

 그렇게 스스로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순간, 운전석 등받이 뒤쪽이 눈에 들어왔다. 수류탄, 최하사가 가지고 있던 수류탄이다. 그 수류탄을 운전석 등받이 뒤쪽 주머니에 넣어 놓은 것이다.

 민철은 정글도를 휘둘러 뒷자리 쪽으로 들어온 변종 둘을 죽인 후에 팔을 뻗어 수류탄을 손에 들었다.

 [♪ You just kinda wasted my precious time. But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 넌 단지 내 소중한 시간을 빼앗을 뿐이야. 하지만 다시 생각하려 하지 마. 상관없어.

 그리고는 맨 뒷자리에 숨어 있는 세준 쪽으로 급하게 이동 한 후에 세준이를 의자 밑바닥에 엎드린 자세로 눕혔다 그리고는 수류탄의 핀을 뽑아 주저 없이 운전석 쪽으로 수류탄을 던졌다. 그리고 세준이의 귀를 막고는 세준이 위에 포복하듯 엎드렸다.

 [퍼어어어어엉!]

 민철은 강력한 폭발로 인해 한쪽 귀의 청력을 잃긴 했지만 그 외에 약간의 부상만 입었을 뿐 세준과 함께 멀쩡히 차량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물론 변종들은 모두 목숨을 잃었다. 민철과 세준은 캠핑카를 구한 후 안전가옥으로 향했다. 다행히 그 곳에서 며칠을 머무를 수 있었다.

 

 며칠이 지난 후 민철 일행은 무언가 결심한 듯 차에 올랐다. 그리고 내비게이션을 눌렀다.

 ‘ㅅㅇㄷㅎㄱ ㅍㅈㅋㅍㅅ’

 내비게이션의 버튼을 누르자 서영대학교의 위치가 나타났다. 역시 꿈이 아닌 것이 확실하다. 꿈을 꾸기 전까지만 해도 서영대학교라는 학교가 있다는 것조차 몰랐기 때문이다. 이렇게 반복이 되는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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