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테마파크] 명나라 장수 송응창, 회군의 핑계를 찾아 무리수를 두다
글쓴이 : 스토리야  16-09-07 22:31   조회 : 1,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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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3년 9월 10일, 병부우시랑(兵部右侍郞) 송응창(宋應昌)은 명나라 절강성(浙江省) 사람이다. 그는 1592년에 흠차 경략 계·요동·보정·산동 등 처 방해어왜군무(欽差經略薊·遼·保定·山東等處防海禦倭軍務)라는 품등에서 한 품등을 더 올려 받아 조선에 왜를 정벌하러 왔었다. 그러다 1593년 평안남도 안주(安州)와 평안북도 정주(定州)에 나와 있었다.
그러나 전쟁이 서로 대치 상태로 들어가자 1593년 8월 27일 의주로 돌아왔다.
그는 의주에 온 이후 처음에는 의순관(義順館)에 머물렀지만 조금 있다가 용만관(龍灣館)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는 명나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정탁(鄭琢)은 조선에 파견된 총사령관 송응창을 전별하기 위해 1593년 9월 10일 아침 관복을 온전히 차려 입고 용만관의 문 바깥에서 만나기를 청하였다. 그리고는 선조가 문안을 한다고 고하였다.
그러자 송응창은 다음과 같이 물었다. “국왕은 지금 어디 있소?” 정탁이 답하였다. “해주(海州)에 계시옵니다.”
송응창은 다시 물었다. “해주는 한양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소?” 정탁은 “3일 정도의 거리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를 이어 송응창은 국왕 선조가 아닌 왕세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나는 조선 국왕의 후계자(왕세자 광해군)가 경상도에 나아가 군무(軍務)를 살펴야 한다는 뜻으로 여러 차례 조선 국왕에게 공문서(咨文)를 보냈소. 그런데 거듭 생각해보니 경상도는 피폐한 지역이라 진실로 왕세자가 가서는 안 되겠소. 그렇지만 전라도는 아직 전쟁의 참화를 겪지 않았으니, 남원(南原)과 같이 편리하고 안전한 곳을 택할 수 있어 장수들을 호령하고 방비에 대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겠소. 그대 국가의 존망은 실제로 여기에 달려 있는데, 나는 이러한 뜻으로 두 번이나 국왕에게 말하였는데, 그대 국왕은 어찌 오래토록 회담이 없는 것이오. 그대(정탁)가 다시 이것을 조선 국왕에게 보고하고 아뢰어야 할 것이오.”
이때 정탁은 송응창에게 크게 머리를 조아려 사죄를 해야 했다. 그리고는 왕세자를 위한 변명을 하였다.
정탁은 송응창의 이 말이 왕세자를 남쪽 지역으로 보내 조선의 장수를 지휘하라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명나라 군대에 보급과 편의를 제공하라는 것임을 알아채었다. “대인께서 작은 나라 조선을 위해 뒷날까지 계획한 것이 지극히 훌륭합니다. 그러나 왕세자께서는 작년 피란을 할 때 산골짜기로 다니시다가 축축한 땅 기운 때문에 장독에 걸렸습니다. 게다가 인후에는 염증도 함께 발병하여 오래토록 나아지지도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국왕의 어가가 옮겨가실 때조차도 호종(扈從)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송응창은 정탁의 이 말조차 무시하고는 국왕 선조와 왕세자 광해군을 한꺼번에 싸잡아 비판하였다. “명나라 조정이 병력을 보내 그대 나라를 회복시키고 왜적들이 멀리 도망갔는데, 명나라 조정의 많은 사람들이 어찌 계속 외국에 머무를 수 있겠소! 그대 나라가 허물어져 약한 것을 살펴보니 우리 군대에게 물자조차 댈 수 없소. 그러므로 병력을 조금 남겨 방어하도록 하였는데, 명나라 조정에서는 또 관리를 파견하여 변방의 병졸들에게 황제의 뜻을 널리 알렸소. 그런데도 그대 국왕은 어찌 왕세자를 따로 파견하여 남쪽의 군대를 훈련시키지 않고 있소. 명나라 장수들은 저렇게나 힘들게 싸우는데, 세자가 감히 혼자서만 편안코자 하는 것이오!”
조선은 아직 왜적과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명나라 장수들은 조선의 상황을 들어 명나라로 돌아가겠다는 핑계를 대고 있는 것이었다.


출전 : 용만견문록(龍灣聞見錄)
저자 : 정탁(鄭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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