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테마파크] /가족, 영원한 동반자/ 천식에 걸려 찾아오지 못하는 아들을 애타게 기다리다.
글쓴이 : 한작협  16-04-11 11:42   조회 : 1,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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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6년 1월 21일, 이 날 김택룡의 아들 김각이 산양의 제 형 김적에게 갔다가 돌아왔는데, 임인(壬寅)도 함께 왔다.
김택룡은 김각이 전해 준 김적의 편지를 받고, 아들 김적이 천식을 매우 심하게 앓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임인(壬寅)이 곧바로
돌아가기에, 김택룡은 아들에게 답장 편지를 쓰고 약을 같이 보냈다.
2월 5일, 세복(世福)과 산양 사람이 김택룡이 사는 예안으로 와서 그 인편에 아들 김적과 김숙의 편지를 함께 받았다.
김택룡이 김적의 편지를 보니, 천식 때문에 끝내 아버지 생신에 가지 못할 것 같아 생일 음식만 보낸다고 하였다.
3월 2일, 김택룡의 큰 아들 김숙이 산지(山池)에 사는 권전룡에게 가서 꿩을 얻어 왔는데, 산양의 병든 아우[김적]에게 보내려고
해서였다. 또 김숙은 제 동생 김적의 천식[담(痰)]을 치료할 약을 구하려고 송령향(宋令香)에게 갔는데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하였다.
3월 10일, 김택룡은 이공(李公)이 산양으로 간다 하기에 그 편에 아들 김적과 유촌(柳村)의 딸에게 편지를 써서 보냈다.
3월 16일, 이 날 아침 김택룡은 춘금이 편에 산양의 아들 김적의 답장을 받았다. 아들은 병은 약간 나았지만 아직 바깥출입할 정도는
못된다고 하였다.
5월 6일, 김택룡은 아침부터 아들 김적을 기다렸지만, 끝내 오지 않았다. 김택룡은 마음 속으로 생각하였다.
‘적이가 병이 나아서 산장으로 와 외가 제사를 함께 지냈으면 좋으련만, 그럴 형편이나 될는지...’ 김택룡의 둘째아들 김적은 이미
지난 겨울부터 인사오지 못하고 있다. 아들의 병세가 이와 같았으므로 김택룡의 걱정이 매우 깊었다. 그는 속으로 ‘어쩌겠는가?
어쩌겠는가?’ 탄식만 할 따름이었다.

배경이야기
◆ 조선시대 첩의 제사
 김택룡은 1563년 17세에 경릉참봉(敬陵參奉) 이사의(李思義)의 딸 고양이씨(高陽李氏)를 첫 번째 아내로 맞이하였는데 이 아내는 연도를 정확히 알 수 없는 해에 죽었고, 그 후 이의강(李義綱)의 딸 진성이씨를 두 번째 아내로 맞이하였다. 이 사이에 그는 5남6녀를 두었으며 이 자녀들은 그의 집안 족보인 『의성김씨대동보』에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족보에는 없지만 일기를 보면 이들 자녀 외에도 대평(大平), 대생(大生), 대건(大建)과 다른 딸들도 있었는데, 이들은 김택룡의 소실의 아이들이었다. 이래저래 김택룡은 슬하에 꽤 많은 아이들을 두었다. 거의 막내로 보이는 대건이 경우 1612년에 겨우 돌이 지났으니 큰 아들 김숙과는 무려 47세나 차이가 난다.  이 중 김적은 김택룡의 둘째아들이다. 결혼해서 산양(山陽)에서 살고 있었는데 1616년에 들어서면서 천식을 앓기 시작했던 것 같다. 이후의 일기에서 김택룡은 아들의 병에 대해 늘 근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 필요한 약을 구해주고 푸닥거리도 불사하며 아들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여러 모로 애를 쓰는 모습도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이러한 노력과 근심은 1617년 1월 아들이 죽을 때까지 계속되었으며, 아들이 죽고 나서 한동안은 무기력증에 빠지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  흔히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도 하지만 부인과 첩들 사이에서 저렇게 많은 아이들을 두고 어떻게 일일이 정을 나누어주었을지 신기할 따름이다. 남아있는 일기가 단지 2년 7개월에 불과하지만, 이 짧은 시간 속에서도 김택룡은 자신을 돕는 든든한 큰 아들부터 막내 대건이까지 그리고 시집보내야 하는 딸과 이미 시집 간 딸들까지 두루두루 신경 쓰고 또 애정을 쏟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 명도 키우기 힘들어하는 요즘 세상이다. 출산율이 점점 낮아져서 급기야는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출산을 장려할 정도에 이르렀다.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아이들을 키워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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