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테마파크] /가족, 영원한 동반자/ 동이 틀 무렵, 정성껏 준비한 제사를 지내다.
글쓴이 : 한작협  16-04-11 14:24   조회 :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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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6년 11월 18일, 시사(時祀)가 있어서 김택룡은 치재(致齋)하였다.
다음 날 19일, 김택룡은 시사(時祀)를 지내기 위해 치재하고 올릴 제물(祭物)을 준비하였다.
아이들과 노비들을 시켜 얼음을 깨어 물고기를 잡아오라 하였으나, 소득이 없었다. 그리고 심□□에게서 꿩을 구하였다.
심□□이 김택룡의 부탁을 받고 매를 풀어 꿩을 잡으려고 하였으나 그만 해동청 매가 달아나 버려, 꿩 한 마리만 겨우 보내왔다.
저녁에는 김택룡이 생질 정득에게 축문[祝文, 제사 때 신명에게 고하는 글]을 쓰게 하고 사당을 청소시켰다.
상하 모든 사람들이 모였으며 찬구를 준비하였다.
11월 20일, 동이 틀 무렵 제사를 지냈다. 김택룡의 고조부모 두 분은 지방[紙榜, 종이로 써서 만든 신위나 신주]으로 지내고,
증조고 이하는 모두 신주(神主)로 지냈다.
제사에 참여한 사람은 김택룡을 비롯하여 심봉사 · 큰아들 김숙 · 생질 정득 · 심학해 · 셋째아들 김각, 그리고 중길(重吉)과
괴(塊) 두 손자였다. 또 김택룡의 외할아버지 내외분 두 분의 제사는 방안에서 따로 지냈다. 제사 음식을 먹었다.
심신 아재·황유문 등 제사에 참여한 여러 사람들이 모두 참가하였다.
식사 후에는 또 심운해 · 박수윤(朴壽胤) · 심수해 · 심부해 · 김사명 등 여러 사람을 초청하여, 간략하게나마 음복하였다.

배경이야기
◆ 조선시대의 제사 준비
 위의 장면은 김택룡이 시사(時祀) 즉 사시제(四時祭)를 지내기 위해 치재(致齋)하고 또 정성스럽게 제물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조선 전기에는 윤회봉사의 관행상 외조부와 처부모의 제사도 담당했었기 때문에,(-‘22. 아무래도 이번 외조부 제사는 내가 지내야겠다.’ 참조) 김택룡은 사시제를 지내며 방안에 따로 외조부모의 제사상을 함께 차렸다.
 사시제(四時祭)는 사계절의 중간달(음력 2, 5, 8, 11)에 4대조 까지의 조상에게 합동으로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주자가례』에서 가장 중요시했던 제사가 바로 이 사시제였다. 중국 송나라에 이르러 성리학자들에 의하여 처음으로 기일 제사를 행하는 관행이 시작되기 전에는 이 사시제가 제사의 중심이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사시제보다 기일제사가 더 중시되었다. 사시제는 1년에 네 차례 거행하는 것이 원칙인데, 한국인들은 시제를 설, 한식, 단오, 추석 등이 절일제와 겸행하거나 궐행(闕行)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마을에 돌림병이 들어오거나 집안사람이 사망하는 등의 우환이 있을 때는 생략하고 지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김택룡의 일기에도 1617년 2월의 사시제를 둘째아들 김적의 상을 당해 지내지 않고 간단히 제수만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1617년 2월 12일 맑음, 아침에 가묘에서 차례를 지냈다. 이날은 시사時祀를 지내는 날인데 상을 당한 한스러움에 지내지 않았다. 유천에서 안주와 술을 보냈기 때문에 간략히 제수를 올렸다. 김부숙이 위로하러 왔는데, 술을 접대하고 보냈다. 강아지가 술과 떡을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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