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테마파크] /가족, 영원한 동반자/ 형제들의 감독 하에 산소가 완성되다.
글쓴이 : 한작협  16-04-12 10:20   조회 : 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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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년 4월 12일, 이른 아침에 권응명은 외곽[外槨, 관을 담는 곽]을 만들어 산소에 실어 보내고 곧 작별하고 돌아갔다.
김택룡의 큰아들 김숙 등과 동네 사람은 모두 산에 올라가고, 김택룡과 김달가도 뒤따라갔다. 전석을 깔고 좌향(坐向)을 정리하여
회격[灰隔, 관을 구덩이 속에 내려놓고 그 사이를 석회로 메워서 다짐]을 만든 후, 8~9인이 마지막 마무리를 하였다.
김택룡은 김달가와 김적의 아들인 중소 · 중렴 등과 함께 집에 돌아왔다.
김정국(金正國) · 이전승 · 심성일 · 김택룡의 사촌아우 덕룡 · 김택룡의 큰아들 김숙 · 셋째아들 김각 · 서자 대평 · 손자 중길과 중연
등이 가서 광중[壙中, 시체가 놓이는 무덤의 구덩이 부분]이 잘 정리되었는지 점검했다.
이틀 뒤 4월 14일, 많은 친족들이 김적의 산소에 모였다. 해질 무렵 조전(祖奠)을 진설하고 모인 사람이 50여명이 되었다.
김숙 · 김각 · 대평과 문중의 여러 연소자와 권전룡 등이 모두 산소로 가서 묵다가, 비를 만나 모두 움막에서 밤을 새웠다.
김달가는 가서 보다가 저녁에 돌아와서 밤에 사랑방에서 김택룡과 함께 잤다.
다음 날 4월 15일, 날이 밝을 무렵 김택룡은 김달가와 동행하여 아들의 산소에 올라갔다.
무덤을 정리하고 하관하는 도구들을 준비하고 견전(遣奠)을 지내고 구덩이 앞에 가니 외곽(外槨)이 너무 좁아 하는 수 없이 협판(狹板)을 깎았다.
을시(乙時)에 하관하고 현훈(玄纁)을 넣고 상판을 덮고 석회로 관을 덮고 황토와 가는 모래를 반씩 섞어 덮고 평평하게 다졌다.
그리고 마침내 김적의 신주에, ‘선무랑군자감주부부군신주(宣務郞軍資監主簿府君神主)’라고 쓰고, 방제(傍題)를 갖추었다.
김택룡은 자제들에게 작업에 대한 감독을 분담시켰다. 흙을 져 날라 봉분을 만들고 안팎의 계단을 쌓고, 신시(申時)에 반혼(返魂)했다. 김택룡은 먼저 내려와 신좌[神座, 신주의 자리]를 진설하고 반혼이 이르자 초우제(初虞祭)를 지냈다.
중소(重沼) 초헌하고 김택룡과 달가가 아헌과 종헌을 했다. 이로써 김택룡의 둘째아들 김적의 장례가 끝났다.
이날 여러 친족이 모두 모였다. 권전룡 · 윤동현 · 박성건(朴成楗)이 와서 위문하고, 원장 이영도가 서원의 부조로 편지와 무명 1단(端)을 보냈다. 저녁에 다음 날 산양으로 반혼할 여러 도구들을 정리했다.

배경이야기
◆ 조선시대의 상례 - 하관에서 초우까지
 김택룡의 둘째아들 김적의 장례가 모두 끝났다. 김적이 죽은 날에는 일기가 누락되어 그가 언제 죽었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1월 중순쯤 죽은 것으로 보인다. 장례를 치를 때까지 약 3개월이 소요된 것인데, 『가례』에도 3개월이 되면 장사를 지내도록 하고 있으니 즉 만 두 달이 넘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정에 따라서 장지와 날짜를 정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장사날은 석 달을 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장사를 지내기 위해 장지(葬地)와 장사날을 결정하고, 관을 안치할 자리를 마련하는 [산역(山役)] 등 발인하기까지의 일련의 절차를 치장(治葬)이라고 한다. 치장 후에는 발인을 하고, 장지에 도착하여 하관한 후, 성분[成墳, 봉분을 짓는 것]을 한다. 성분을 하면 반곡(反哭)을 하게 되는데, 반곡은 혼백과 신주를 모시고 곡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행위이다. 성분 후에는 우제(虞祭)를 지낸다. 우제는 초우(初虞), 재우(再虞), 삼우(三虞)로 세 번을 지내는데, 초우는 장사 지낸 날 한낮에 지낸다.
 이제 김적의 시신은 안장(安葬)의 절차를 거쳐 아버지와 형제들이 고른 자신의 묏자리에 영구히 안치되었다. 다음 날 김택룡은 산양으로 돌아가는 아들의 신주 앞에서 가슴 절절한 제문을 읽으며 아들을 영원히 떠나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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