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테마파크] /가족, 영원한 동반자/ 아들이 죽은 뒤 찾아온 며느리를 마주하고 함께 울다.
글쓴이 : 한작협  16-04-12 13:24   조회 : 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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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년 10월 23일, 상부[孀婦, ‘과부’ 여기에서는 과부가 된 며느리]가 오는 날짜가 다가오는데 왕래하는 인편이 없어
알리지 못해 김택룡은 걱정이 깊어졌다. 종만(從萬)과 종개(種介)가 지금에서야 죽은 아들 김적의 채곡(債穀)을 납부했다.
11월 1일, 김택룡이 들으니 셋째 아들 김각이 산양의 며느리를 데려오기 위해 산양에 갔다고 하였다.
다음 날 2일, 산양의 상부(孀婦)는 4일에 예안으로 들어가는데, 아들 김각이 그 이틀 전에 산양에 간다고 하였다.
김택룡의 생각에 며느리가 7일에 여기 오는 것은 아마도 기약할 수 없을 것 같았다.
11월 6일, 김택룡은 대평을 시켜 산양에 빌려준 곡식 중에 받지 않은 것을 언문으로 뽑아 써서 정리하도록 했다.
그리고 정리한 장부를 산양의 며느리에게 주어 그녀가 독촉하여 받을 수 있도록 할 생각이었다.
11월 7일, 풍종과 이공이 산양 아이의 채곡(債穀)을 납부했다.
11월 14일, 산양의 상부(孀婦)가 김택룡의 집에 와서 시아버지를 알현하고 마침내 함께 곡했다.
김택룡은 □□, □부□婦, 여러 아이와 여식 등을 만나 이야기하다가 정신이 혼미하고 고단하여 쓰러져 누워 밤 내내 잤다.

배경이야기
◆ 조선시대 미망인과 시아버지
 조선시대 미망인 며느리와 시아버지에 대한 유명한 일화가 있으니, 바로 조선의 학자 이황과 그의 청상과부가 된 며느리 이야기이다.  이황은 과부가 된 불쌍한 며느리에게 “너는 9대 독자의 딸인데 내 집에 시집을 와서 불행하게도 이리 되었구나. 너의 친정 집안은 이제 자손이 영영 끊기에 되어 애석하기 그지없다. 어서 친정으로 돌아가 부디 부모님의 뜻을 받들어 살도록 하여라.”라고 말했다. 결국 며느리는 친정으로 향했고 몇 년 뒤에 이황은 단성이라는 곳을 여행하다가 해가 저물어 어느 양반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주인의 대접이 후하고 음식이 입에 착착 들어맞았다. 특히 간장 맛은 이황의 본가의 맛과 똑 같았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이황은 그 댁의 며느리 집안을 확인해 보았는데, 이황이 몇 년 전 친정으로 돌려보낸 바로 그 며느리였다. 이황의 며느리는 친정으로 돌아와 다른 곳으로 시집을 가게 되었는데 그곳이 바로 이황이 들른 바로 그 집이었던 것이다. 이황은 이 사실을 알고는 아침이 되길 기다렸다가 바로 주인에게 급히 인사를 하고 발길을 재촉하여 집을 떠났으며 며느리는 옛 시아버지께 인사도 하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다고 한다.
 김택룡은 막 미망인이 된 며느리가 시집에 온다는 기별을 받고 그 행차를 노심초사하며 기다리고 있다. 더불어 죽은 아들이 빌려 주고 돌려받지 못한 곡식을 아들 대평을 시켜 언문으로 정리하게 하고, 그것은 며느리에 넘겨주어 그녀가 직접 돌려받을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남편을 보내고 청상과부가 된 며느리가 시아버지 마음에 얼마나 안타까웠겠는가?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더니, 그 시대에도 그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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