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테마파크] [전쟁과 혼란의 기록 2]-피난길, 비내리는 5월의 아침에 태어난 왕세자의 아이
글쓴이 : 스토리야  16-04-14 23:25   조회 :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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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년 5월 12일, 큰비가 내리고 있었다. 세자(광해군)와 세자빈(柳氏)은 피란하는 왕실을 따라 평양에 왔다.
이날 사시(巳時) 정삼각(正三刻), 오늘날로 말하자면 10시 45분 왕세자의 빈궁이 아이를 낳았다.

배경이야기

◆ 광해군의 알려지지 않은 아들. 이 기록을 제외하고 어떠한 기록(왕실 족보까지도)에도 왕세자빈이 1592년에 아기를 낳았다는 기록이 없다.
광해군의 아들은 『선조실록』 1598년 12월 5일 세 번째 기사에 ‘원손’(元孫)이 탄생했다는 기록이 있고, 그가 바로 인조반정 후 죽은 광해군의 장자 이지(李?, 1598~1623)이다. 이지가 인조반정 후 폐세자로 격하되고, 강화도의 위리안치 때 땅굴을 파고 도망가려다 들켜 결국은 목을 매고 자결하였다. 이때 폐세자빈 박씨도 자결하고, 어머니 폐비 유씨도 이 해 병이 걸려 죽는다.
일반적으로 알려지기는 광해군에게 세 아들이 있었는데, 장자를 제외하고는 다 어려서 죽었다고 한다. 현재 왕실 족보에 아들은 이지 한 명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 둘째 부인 숙의 윤씨에게서 한 명의 딸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약포 정탁의 이 기록도 다른 식으로 해석할 방법이 없다. 이 때 광해군이 18세, 세자빈이 20세, 그리고 1587년 두 사람 간 혼인을 맺은 것으로 보아 충분히 아이를 낳을 수 있다. 정탁의 기록이 정확하다면 이때 딸을 낳았거나, 혹 아들이든 딸이든 낳았어도 1592년 그 해에 죽어 왕실 족보에도 못 올랐을 가능성이 있다. 전쟁 상황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정쟁에 휘말린 대상은 아니었을 것이나, 이날 이후 며칠 되지 않아 왕후와 함께 함흥으로 피란간 점, 그리고 함경도쪽에 왜적이 들어와 다시 왕후는 선조를 따르고 세자빈은 광해군을 따라 험난한 여정을 겪었다는 점 등을 보면 빈궁은 산후 조리도 못했음은 물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이때 아기가 혹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정탁의 기록은 왕조실록보다 정확할 가능성이 크고(특히 『선조실록』은 전란으로 사초(史草)가 사라져 여러 사람의 기록과 문집을 토대로 함), 그가 왕세자를 직접 호종하였기에 이 사건은 역사에 드러나지 않은 실증 역사일 수 있다.

출전 : 피난행록(避難行錄)
저자 : 정탁(鄭琢)

출처: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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