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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테마파크] 국왕의 접대를 받지 못해 심통 난 명나라 장수, 정탁의 시를 받고 기뻐하다
글쓴이 :
스토리야
16-09-07 22:35
조회 :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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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1593년 9월 12일, 정탁은 아침 일찍 시랑(侍郞) 송응창(宋應昌)의 아문(衙門)에 나무로 만든 이름패를 올리고서 송응창을 만났다.
정탁(鄭琢)은 송응창에게 전별연의 연회에 참석해달라고 청하였다. 그러나 송응창은 “국왕이 자문(咨文)을 보내지 않았으니 전별연을 받아들일 수 없소”라고 말하며, 단호히 송별 연회를 거절하였다.
이날 밤 다행히 왕자 임해군(臨海君)이 행재소로부터 의주로 왔다.
정탁은 다음날인 9월 13일 아침 윤근수(尹根壽)·오억령(吳億齡)과 함께 다시 송응창을 만났다.
송응창은 조선의 신하들과 왕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우리 명나라 군은 이미 평양을 돌파하고 또 서울을 수복하였으며 게다가 호남과 영남의 두 도(道)를 보존하였소. 왜적이 비록 서생포(西生浦)에 있다 하나 팔도는 이미 수복되었고, 또한 우리도 완전히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병력을 남겨 방비하고 있소. 그대 나라 조선이 정예병들을 선발하고 모집하여 먼저 부장(部將) 유정(劉綎)의 군영에 보내 훈련을 받게 한 후 각 군영에 나누어 보내되, 경상도는 대구 일대에, 전라도는 남원 일대에 각기 지세가 험하여 방어하기 좋은 요충지를 방어한다면 왜적에 대해서는 걱정할 것이 없소. 유정은 용맹한 장수이며 다른 휘하 장수들도 뛰어난 장수이오. 그들 부대 1만이면 10만과 대적할 수 있소. 만약 그대 국가의 병력과 합하여 3만 명 쯤 된다면 적을 충분히 섬멸할 수 있소. 나는 기미(羈縻)의 방법을 가지고 있으니 왜적이 함부로 공격하지 못할 것이고, 12월 경에는 반드시 모두가 물러갈 것이니, 마땅히 그대들은 곧바로 국왕(國王)에게 장계를 올려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도록 하오. 내가 지금 비록 압록강을 건너지만 요동(遼東) 등에서 머물 것이며, 적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기다리다가 비로소 황제 앞에 나아가 보고를 할 것이오. 적이 만약 물러나지 않으면 명나라 조정에서는 반드시 일본 본토를 완전히 없애겠소. 왜적이 나의 절제(節制)를 따를 것 같지 않으면 전날 왜적이 호남을 공격할 때 어찌하여 명나라 군대를 보자마자 퇴각했겠소? 또 예물단자도 받을 수 없고 전별연은 외관(外館)에서 베풀어서 지나가는 때에나 잠시 들러서 국왕의 성의나 받겠소. 왕자는 잠시 돌아가지 말고 이곳 의주에 머무시오. 내가 탕참(湯站)에 도착하면 자문(咨文)을 마련하여 왕자에게 보낼 것이니 왕자는 이것을 가지고 갈 수 있을 것이오.”
긴 말을 마친 송응창은 바로 용만관(龍灣館)을 출발하여 연회 장소인 의순관(義順館)에 들어가 왕자나 정탁은 등 조선의 신하들은 만나지 않은 채 전별연만 다고서는 곧장 압록강을 건너려 하였다.
이에 정탁은 왕자를 모시고 중강(中江)으로 먼저 나아가 길가에서 송응창을 기다리고 있었다.
송응창은 길을 지나가면서 “멀리 나와 전송할 필요가 없소”라며 대면하게 말하였다.
정탁은 왕자를 모시고 물러났다. 송응창은 자신에게 큰 공이 있는데도 조선 국왕은 신하를 보내 송별연만 베푼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조선의 행동들이 자신의 성에 차지 않는다는 뜻도 밝혔다. 그나마 왕자 임해군(臨海君)이 국왕을 대신하여 오지 않았다면 전별연에는 아예 참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송응창을 돌아가는 마지막까지 “내가 이제 가려는데 국왕은 어찌 한 마디 글이라도 보내지 않는가!”라고 되뇌었다.
이에 정탁은 시 두 수를 지어 역관 표헌(表憲)을 통해 송응창에게 바쳤다.
송응창은 이를 받고서는 좋아하였다. 그러나 정탁은 두 번째 시의 마지막 단락에서 왜적과의 강화(講和)로 병사를 퇴각한 것을 은근히 언급하였다.짐승과 같은 왜적 마음 믿기 어렵다고만 말하지 마오 莫道獸心難可信몰아만 냈다고 해서 완전한 공을 세운 것은 아니라오 驅除不是萬全功 정탁은 사실에 대해서도 숨기지 않으면서 말을 분명하게 드러내고자 하였고, 또 시를 빌려 은근히 풍자를 하되 송응창을 노하는 데까지 이르지 않게 하였다.
출전 : 용만견문록(龍灣聞見錄)
저자 : 정탁(鄭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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