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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저마다 시대를 잘못 만났다(부제: 난세살이)
작가 : 박은혜
작품등록일 :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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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는 설렐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2)
작성일 : 18-12-31     조회 : 183     추천 : 0     분량 : 6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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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모는 설렐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2)

 

 사실 두 분이 천막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저 그 자리에 함께 있어주는 것이 전부였다. 그것밖에는 할 수 없음을 잘 알기에, 마주치면 그저 자리를 잡은 채 앉아만 있었다. 그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편했다. 늘 혼자 앉아 있다가 말벗이 생기니 두 분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경비 할아버지가 7살이나 어리긴 했지만 대화는 꽤 잘 통했다.

 

 고모가 경비 할아버지를 마음에 두게 된 것은 8월이었다. 고모는 사실 그 전까지만 해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특별한 의미는 두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 관계가 특별하게 느껴진 것은 할아버지의 사연을 듣고 나서였다. 단순했던 고모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그분의 사연은 매우 복잡다난했다.

 

 사연을 들은 것은 8월의 어느 날이었다. 그 날, 광화문 한편에서는 동성애 반대 집회가 열렸다. 대표 연설자로 한국에서 이름 대면 다 알만한 강일현 목사가 등장했다. 매스컴에서 동성애 문제만 나오면 종교계 대표로 등장하는 사람이 바로 강일현 목사였다. 교회를 잘 다니는 고모 역시 그 분을 모를 리 없었다. 마침 경비 할아버지가 한마디 거들었다.

 

 “동성애 반대 집회를 하나 봐요. 여러 교회에서 온 것 같네요.”

 

 교회란 말이 나오자, 고모는 신이 주신 기회라 생각했다. 늘 준비해왔던 전도를 할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경비 할아버지와 가까워지면서도 전도할 기회가 없었는데, 드디어 때가 온 것이다.

 

 고모는 얼른 교회로 화제를 돌렸다.

 

 “교회 안 다니시죠?”

 

 말을 꺼내면서 고모는 가방 안에 늘 가지고 다니던 사영리 전도책자(교회에서 많이 사용하는 전도용 소책자)를 슬쩍 만졌다. 대답을 듣고 나면 쓰여 있는 대로 전도해 보겠다는 요량이었다. 그때 경비 할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했다.

 

 “강일현 목사네요.”

 

 경비 할아버지의 말에 놀란 고모는 꺼내려던 사영리 책자를 다시 가방에 넣었다. 소중히 다루던 그 책자가 구겨질 정도로 황급히 넣었다. 그만큼 놀랐다.

 

 “강일현 목사님을 아세요? 혹시 교회 다녀 본 적 있어요?”

 

 사실 워낙 유명한 분이라 교회를 안 다니는 사람도 알 수는 있었다. 그래도 교회를 다녀본 적이 있는 느낌이 들었다.

 

 “…….”

 

 경비 할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모는 자신이 착각했다고 생각하며 다시 전도를 시도했다.

 

 “사실, 제가 오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하나님에 대해…….”

 

 그 말을 하며 다시 사영리 책자를 꺼내려는데, 경비 할아버지의 표정이 조금 묘했다. 고모는 갑작스런 전도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닌지, 걱정되었다. 그래서 일단 말을 돌렸다.

 

 “그런데 저 목사님, 동성애 정말 싫어하나봐요. 호호. 동성애 얘기만 나오면 저 목사님이 보이더라고요.”

 “비판할 수 있는 게 동성애밖에 없나보네요.”

 

 화제를 전환하자고 그냥 한 말에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을 하는 경비 할아버지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다. 분명 사연이 있는 듯 했다. 무슨 말을 건네면 조금 점잔을 빼면서 2초 정도 지나고 대답했는데 지금은 말 끝나기가 무섭게 대답을 꺼냈다. 목소리도 다소 떨렸다.

 보수적인 권사님이신 고모 입장에서는 혹시 이 할아버지가 동성애를 옹호하나 싶기도 했다.

 

 “혹시, 동성애 찬성하세요? 동성애 반대하는 분을 싫어하시는 것 같아서요. 혹시 취향이 그쪽이신가봐요? 호호호. 에휴, 농담이예요. 농담.”

 

 농담을 던지면서도 방금 했던 말의 의도를 묻고 싶었다. 고모는 만약 동성애를 적극 지지하는 양반이라면, 이참에 잠시나마 설랬던 마음도 접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들쑥날쑥 설레는 감정을 잠재울 절호의 기회라고 여긴 것이다. 그러나 그분의 대답에 고모는 할 말을 잃으셨다.

 

 “제가 목사였어요.”

 

 이제껏 목사 앞에서 전도하려고 생쇼를 한 것인가. 고모는 농담이기를 바라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러나 이어지는 이야기는 그분이 목사였다는 것, 이상으로 충격이었다.

 

 경비 할아버지는 제법 잘나가는 신학대학교의 잘나가는 교수셨다. 이름은 ‘주서한’ 이다. 동시에 대형교회의 부목사였다. 11년 전, 그러니까 51세가 될 무렵, 교회에서는 담임목사의 뒤를 이을 후임목사를 세우는 일에 관심이 몰려있었고, 암암리에 주서한 목사가 적격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후임자로 내정된 사람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광화문에서 재회한 강일현 목사였다. 명망 있는 신학대 교수에다가 뛰어난 설교 실력까지 겸비한 주서한 목사는 강일현 목사에게 눈엣가시였다. 특히나 강일현 목사는 몇 해 전 교회 공금을 빼돌린 사실이 발각된 적이 있어 교인들에게 평판이 좋지만은 않았다. 그러니 강목사는 주목사를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아버지이자 담임목사인 강민수 목사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후임자를 공식적으로 결정할 날을 얼마 남기지 않았던 어느 날, 갑자기 강민수 담임목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주목사. 청년부 정아름 자매가 오늘 오후에 꼭 상담을 해달라고 했는데, 갑자기 다른 교회 설교가 잡혀서 말이지. 대신 좀 부탁해. 아마 주목사 방으로 갈 거야. 주목사 상담 잘 하잖아.”

 

 청년 상담을 담임목사가 직접 해준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지만, 놀랄 겨를도 없이 주목사는 알겠다고 했다. ‘을’이나 다름없는 주서한 목사에겐 거절할 권한이 없었다.

 

 그날 오후 시간에 맞춰 청년이 찾아왔다. 솔직히 주목사는 그 상담이 부담스러웠다. 워낙 중요한 시기인데다가 스스로도 자신이 잘생겼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어서인지, 여성 성도와 사석에서 말을 섞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평소에도 주서한 목사는 여성 성도들과는 거리를 두는 편이었다. 교회에 그런 문제가 얼마나 많은지도 잘 알고 있었다.

 주서한 목사의 집무실에 들어온 청년은 소파에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직장 문제였는데 꽤 심각했다. 그다지 기대를 안 했는데, 내용이 심각하니 주목사 입장에서는 집중해서 듣기 시작했다. 청년은 억울함을 드러내는 클라이맥스에서 왈칵 눈물을 쏟기까지 했다. 그리고 기도를 받고 싶다고 했다. 주목사는 기도를 하려고 손을 모으려는데 청년은 냉큼 주목사 옆으로 왔다. 느낌상 손을 얹고 기도해달라는 것 같았다. 상담의 내용을 미루어볼 때, 안수할 타이밍은 아니지만 안수를 원하는 듯 하여 안수를 하려는데, 갑자가 청년은 주목사에게 기대버렸다. 그러고는 어깨 쪽에 얼굴을 묻고는 펑펑 울었다. 난감했지만 고민을 토로하고 우는 청년을 뿌리칠 수도 없었다.

 

 다음날 교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주목사에게 청년이 기대고 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불륜 목사는 교회에서 용납할 수 없다’는 글들이 빼곡히 올라왔다. 평소 잘 지내던 교인들도 의심의 눈초리로 주목사를 보기 시작했고, 그 청년은 아무리 찾아도 행방을 알 수 없었다.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이 청년부에 소속되어있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주목사는 목사 자리에서도, 신학대 교수 자리에서도 물러나야했다. 처절한 마음으로 집무실을 정리하고 교회를 빠져나왔다. 그 와중에도 곧 담임목사가 될 강일현 목사에게 정식으로 사직서를 내는 게 예의라 생각할 만큼 올곧은 사람이었다. 이미 늦은 저녁이라 경비실 외에는 교회 전체가 소등된 상태였고, 강목사의 집무실에서만 약한 불빛이 세어나왔다. 주목사는 그래도 안에 계시니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내 주목사는 인사하겠다던 자신을 원망했다. 그리고는 강목사의 집무실 앞에서 힘없이 주저앉았다. 문에 달린 창문 사이로 보이는 집무실 소파에 자기 아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교회 안에서도 미녀로 통하는 주목사의 아내 옆에서 강목사는 스킨십을 더하며 위로의 말을 건네었다. 이미 말도 놓은 사이라는 게 충격적이었다.

 

 “남편도 바람피우잖아. 내가 죄책감 갖지 말랬지? 빨리 헤어지고 이제 나만 봐. 계속 몰래 만나자.”

 

 아내는 청년이 주목사에게 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강목사 어깨에 기대었다. 차이가 있다면 ,청년은 울고 있었고 아내는 웃고 있었다는 것뿐이다.

 

 더 들을 것도, 더 볼 것도 없다. 힘없이 교회를 빠져나오는데 교회 정문 앞에서 힘이 풀려버렸다. 몇 발자국만 더 가면 되는데 하필 여기서 모냥 빠지게 힘이 풀리냐며, 주목사는 자신을 탓했다. 마침 경비실에 있던 경비 집사가 나와 주목사를 부축해주었다.

 

 “목사님…….”

 

 특별히 한 말은 없는데 자신을 믿어주는 것 같았다. 교회에서 일하는 신분이었던 경비 집사는 어느 정도 사건을 짐작할 수 있었다. 평소 보던 것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달라질 건 없었다. 그 길로 주목사는 모든 것을 접고 집을 나왔다. 이혼 후, 아내 소식은 듣지 못했다. 그저 묵묵히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그때부터 아파트 경비일을 시작했다. 아마 마지막에 자신을 부축해 준 분이 경비 집사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주목사에겐 그분이 예수님이었다. 삶의 마지막 직업도 에수님을 닮고 싶었던 게 아닐까? 만약 자신을 부축한 사람이 청소 담당 직원이었다면 청소 일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주목사가 교회에서 내쳐진 이후 한 달 내내 그 교회 설교 주제는 불륜이었다고 한다. 강일현 목사가 담임목사가 된 후에도 한 달에 한 번은 불륜 설교를 했다. 말 그대로 내로남불이었다. 어쩜 그럴 수가 있는지! 소스가 떨어졌는지 언제부터인가 그는 동성애를 타깃으로 정했다. TV까지 나가 핏대를 세우고 비판하더니, 결국 동성애 반대 협회 회장이 되었고 동성애를 비판하는 교계의 대표인사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날도 광화문까지 나와 20분간 열렬히 동성애를 비판했다.

 

 주목사, 아니 경비 할아버지는 이 사연을 다 털어놓은 뒤, 고모에게 말했다.

 

 “자기 이야기를 하지 못하니 남을 비난해야만 하는 거죠. 그럼 시선이 나에게서 옮겨갈 테니까. 참 쉬워요. 세상엔 욕할 사람이 많으니. 예수님도 그랬었던 건가…….”

 

 선하디 선한 주목사, 아니 경비 할아버지가 갑자기 날카로운 말을 하자 고모도 조금은 놀랐다.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특유의 너스레를 떨며 동의한다는 표현을 했다.

 

 “하긴, 그런 것 같긴 해요. 돈 문제, 여자 문제, 정치 문제 널려 있는데, 그거 하나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네요. 홍홍홍홍”

 

 고모는 뭐라 할 말이 없어 예정에도 없던 애교웃음을 보였다.

 

 이야기를 듣고 경비 할아버지를 보니, 이전과는 달라 보였다. 특히나 공부라면 한이 가득 맺힌 고모여서 그런가, 이제껏 교수님을 못 알아보고 동생 취급한 게 죄송했다. 그러면서 설레는 마음은 더 커갔다. 이제는 측은함에 존경심까지 더해졌다.

 경비 할아버지 역시 처음으로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고 했다. 내심 그분도 고모에게 마음이 있는 게 분명했다.

 

 그 즈음 고모는 이상행동을 조금 보이셨다. 유진이의 화장품에 손을 대는가 하면, 광화문 단식현장 옆에서 배달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뉴스가 나올 때마다 뜨끔 하는 표정을 지으며 딸꾹질을 연신 해대셨다. 위로한답시고 가서는 썸이나 타는 자신이 민망했던 것이다. 그렇게 고모의 8월은 유난히 더웠고 서늘한 9월도 설레는 마음 때문에 꽤 따뜻했다.

 

 10월 어느 날, 경비 할아버지는 아파트 단지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광화문 천막에서도 볼 수 없었다. 한동안 아파트 관리비를 깎아달라며 주민들이 난리를 치는 바람에 관리사무소에서 애를 먹었는데, 그렇게 해서 내린 결정이 ‘5000원 인하’였고 그 덕에 경비 할아버지 두 분이 방출되셨다. 그렇게 경비 할아버지는 떠나갔다. 69세에 찾아온 고모의 첫사랑이자 끝사랑도 3개월 만에 끝나 버렸다.

 

 이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나서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관리비 5,000원 깎자는 내용에 서명하던 두 달 전의 내 모습이었다. 마치 나 때문에 고모의 사랑이 끝나버린 것만 같았다. 사실 사랑을 떠나 누군가에겐 생계가 위협받을 지도 모를 일인데…….

 

 고모는 더 이상 유진이의 화장품에 손 대지 않으셨고 풀린 눈으로 나를 맞이하곤 하셨다. 그 모든 이야기를 들은 이상, 나는 고모의 풀린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그 해 12월, 고모는 일흔이 되기 전에 그 마음을 완전히 떨쳐내고 싶으셨던 것 같다. 좀처럼 접혀지지 않는 마음을 달래려고, 하루는 유진이에게 부탁을 하셨다.

 

 “유진아, 그 뭐지? 광화문 연가, 그거 있잖아. 그런 노래가 있다던데. 그거 좀 틀어줄 수 있어?”

 

 썸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유진이는 여전히 광화문 스토리를 알지 못했다. 내가 첫사랑의 사연을 엄마아빠가 아닌 고모에게 털어놓았듯, 고모도 나에겐 털어놓았지만 손녀 유진이에겐 털어놓기 쑥스러우셨던 것 같다. 이유도 모른 채 유진이는 갑작스러운 할머니의 부탁에 음원을 찾았다. 역시나 눈치 없는 유진이는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 대신 규현의 <광화문에서>를 틀어드렸다. 차라리 이문세의 노래였다면 조금은 먼 추억을 기리는 담백한 감성으로 그분을 떠나보냈을 지도 모르는데, 하필 여름의 추억을 배경으로 하는 규현의 노래를 틀어드리자 고모는 완전히 몰입되어버렸다.

 

 <넌 어땠는지 아직 여름이 남아 왠지 난 조금 지쳤던 하루 광화문 가로수 은행잎 물들 때

 그제야 고갤 들었었나 봐 … >

 

 후렴구에 이르자 고모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를 죽인 채 펑펑 울기 시작하셨다.

 

 <처음이었어 그토록 날 떨리게 한 사람은 너 뿐이잖아 누구보다 더 사랑스럽던 네가 왜 내게서 떠나갔는지 오늘 바보처럼 그 자리에 서 있는 거야 … 나는 행복했어 그 손잡고 걷던 기억에 또 뒤돌아 봐 네가 서 있을까 봐>

 

 이 곡을 듣고 펑펑 우는 69세의 여성은 고모가 유일할 것이다. 경비 할아버지가 사라진 이후, 고모는 광화문에서 그분을 기다린 게 틀림없었다. 사실 다른 이야기는 다 털어놓았는데 이 부분은 숨기셨다. 그러나 안 봐도 뻔하다. 그게 아니고서는 이렇게 감정이입할 수 없을 테니까.

 

 2015년, 고모의 칠순 잔치를 얼마 안 남긴 어느 여름 날, 고모는 설거지를 하면서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를 따라 부르셨다. 그 사이 유진이가 다시 찾아드린 모양이었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있어요 눈 덮힌 조그만 교회당 향긋한 오월의 꽃향기가 가슴 깊이 그리워지면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 이렇게 다시 찾아와요…>

 

 역시나 <광화문 연가>는 아주 오래된 과거를 추억하는 노래라 그런지, 고모의 감정을 덜 자극하는 듯 했다. 무엇보다 “교회 다니는 사람은 절대 유행가를 불러서는 안 된다.”고 하시던 고모가 여유로운 목소리로 노래를 흥얼거렸다. 이제 추억으로 잘 묻은 듯 하여 안심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고모는 그 후로도 종종 광화문을 찾으셨다. 아무런 사심도 없이 오직 그분들을 위로하고 그 아이들을 기억하겠다는 그 목적 하나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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