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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 악마 왔어요
작가 : 백지백
작품등록일 : 202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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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그날 이후 (3/3)
작성일 : 22-01-28     조회 : 322     추천 : 1     분량 : 2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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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그날 이후 (3/3)

 .

 .

 .

 꼬옥,

 

 응? 뭐야 이건.

 

 내 옷자락 위로부터 따뜻한 백대빈의 손길이 느껴졌다. 꼬옥, 하고 나를 안고서는 백대빈은 비 맞은 강아지처럼 애처롭게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지금 저한테 뭐 하시는 거예요...?"

 "옷깃 함부로 잡으면 네가 아프다는 걸 알고 있어서 안 하고 있어."

 "안 하고 있다면서 지금 또 잡으셨는데요?"

 "미안, 이것도 미안하네."

 

 이것도 미안하다? 라면... 아까 일도 사실은 미안하다고 생각했었구나.

 

 "네."

 "응, 그리고 아까부터 말하고 싶었던 건데, 너는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 좀 전까지 계속 내 할 말만 하고 이상한 분위기를 만들어서 미안."

 

 내 머릿속에서 자기합리화라고만 정의됐던 생각이 악마의 입에서부터 흘러나오자 억울하고도 시원했다. 아니 그럼 왜, 하고 따지려다가도 오늘은 천사님의 평정을 본받기로 했기에 차분히 고개를 끄덕였다.

 

 "... 나는 내가 너에게 편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사실, 서연재보다도 더 친해지고 싶었어."

 

 천사님보다? 왜?

 그러니까, 천사가 자기를 부러워하는 것 같다고 기세등등하게 말해대던 악마가... 도대체 어떠한 이유로?

 내 머릿속에서는 궁금증이 날 서 있었지만 내 앞에 선 악마는 풀이 죽어있었고, 나는 내 궁금증의 모서리를 깎으며 조금만 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비록 미성숙하고 철이 없지만 내가 너를 다정하게 대할 수는 있거든. 내 다정함을 살려서 너랑 친해지겠다고 다짐한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애꿎게 화풀이한 것도 미안."

 "네, 참 아까부터 저한테 미안할 짓을 참 많이도 하셨네요."

 "응, 미안해."

 "저도 그쪽이 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천사님 얘기해서 죄송해요."

 "응, 내가 더 미안해."

 "... 네."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앞으로는 잘 해, 그럼."

 

 방금 한 세 번째 반말은 마음이 풀리면서도 덜 풀린 상태에서 행하였다. 반짝하고 싱그러운 악마의 눈빛에 아마 반말은 아주 뜸하게 써야 더 행복해할 것 같아 가끔 쓰기로 생각을 했다.

 

 "응응! 그래야지, 내가 잘 할게!"

 "굳이 나서서 하지는 마시고, 그냥 조용하게 '잘' 하기만 하세요."

 "응... 그럴게..."

 "그리고 또 뭐 있더라. 아, 반말은 내가 내킬 때면 하긴 할 거니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세요."

 "응!!! 그럴게!!!"

 

 같은 대답, 그럼에도 확연히 올라가 더욱 다른 악센트를 보아하니,

 악마는 인간적이었으며 그럼에도 인간보다는 강아지와 같았다.

 

 "앞으로 조심하시고, 제 경계심은 저도 못 풀어요. 반말 늦게 쓴다고 괜히 조바심 내지 마시고, 지금은 늦었으니까 이만 갈게요."

 "그래, 잘 자! 예현아."

 "... 아 맞다, 그리고 천사님 아직 방에 계세요?"

 "있긴 있는데... 있긴 있어, 근데..."

 "뭐해요? 잠깐이면 되니까 문 열어주세요."

 "응...!"

 

 악마가 꼼질거리다가도 화사하게 방문을 열었다.

 

 "어, 예현이다."

 "아, 안녕하세요."

 "응, 아까 먹은 음식은 입에 잘 맞았어?"

 "네, 안 그래도 그거 때문에 찾아온 건데... 파스타 맛있어서 잘 먹었어요, 감사해요."

 "그걸 말하려고 이 먼 길을 찾아와줬구나. 추운데 카톡 하지, 어쨌거나 나도 고마워."

 "야 연재야, 여기 열 발자국 거린데?!?"

 

 악마의 말은 가볍게 무시당했길래 나 또한 천사님의 방식대로 답했다.

 

 "뭘요, 악마 보는데 갑자기 천사님 생각이 나서요. 원래 셋이 있는데 둘이서만 이야기하면 나머지 한 사람은 조금 외롭잖아요."

 "뭐야, 대빈이랑 얘기하다가 내 생각이 나서 외로움 달래주러 온 거였어?"

 "응! 예현이가 나한테 반말도 써줬어, 조금 부럽지? 연재야."

 "그 사이에 둘이 화해했나 보네? 잘 됐다."

 "아 네..."

 

 뭐가 부러워, 하여간 눈치 없는 악마 놈.

 잘 됐다는 천사님 웃음 뒤로 달빛이 희뿌옇게 비쳤다.

 

 "아무튼 그냥 그렇다고요, 저는 원래 타인의 소소한 감정까지 하나하나 챙겨주는 사람은 아닌데 이상하게 천사님 앞에서는 사람이 바뀌네요. 천사님이라서 그런가... 제가 천사님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이게 기적인지 싶기도 하고요."

 "고마워, 예현아."

 "..."

 "이 말 하고 싶어서 나를 찾아와준 거구나."

 "음, 네."

 

 사실, 저는 조금,

 천사님을,

 

 잠꼬대에 의한 답은 지금 딱 하나였다.

 나는 천사님을 존경한다. 조금... 보다 더 많이.

 

 "말할 때 쉼표 좀 줄이세요, 고맙다는 말도요."

 "응, 그럴게."

 "그 다정함을 제가 들으면 또 자꾸 존경하게 되잖아요."

 "...... 우와, 나를 존경해 주는구나, 그것도 고마워."

 "... 푸읍."

 

 악마가 천사님을 빤히 쳐다보더니 시끄럽게 웃기 시작했다.

 

 "아이고, 배야. 우리 연재 지금 부끄러워서 어떡하니."

 

 뭐야, 사람 앞에 놔두고.

 

 "야 예현아, 얘가 자기 입으로 네가 자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그랬어. 뭐라 했지? 쌍방향?"

 "뭐라고요?"

 

 악마의 말에 현혹되지 말자고 하기엔 백대빈은 빛났고, 천사님은... 천사님은... 당황했다.

 

 "네??????"

 

 물론 나도.

작가의 말
 

 백지백 : 네?

 태현 : 히힛 난 다음화 모르지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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