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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 악마 왔어요
작가 : 백지백
작품등록일 : 202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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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좋아해, 정말로.
작성일 : 22-02-15     조회 : 272     추천 : 1     분량 : 3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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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좋아해,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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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M 1:35

 예현이 > 죄송해요

 

 급하게 온 듯한 문자에, 또다시 몸을 숨겨야 하나 고민하던 연재가 문턱을 닳게 넘는 대빈을 보고 숨을 삼켰다.

 

 "어떻게 됐어?"

 

 대빈의 입가에 유쾌가 잔뜩 서려 있어서 긴장을 풀고 보낸 질문이었건만 그 답은 생각보다 충격적이었다.

 

 "우리가 서로 좋아하는 줄 알았대."

 "... 뭐?"

 "말 그대로야,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이 곧 죽어도 자기는 아닐 거라고 부정하는 모습은 참 당황스럽고도 귀엽더라."

 "그래. 다만 그 귀여운 모습을 너만 보는 게 기분이 좀 나쁘네."

 "어어? 본격적으로 좋아하는 거 봐~ 이제 내가 그동안 질투했던 이유는 좀 알겠어?"

 

 응, 확실히.

 연재가 주먹을 꽉 쥐었다.

 나도 예현이 보고 싶은데.

 

 /

 

 "예현아."

 

 아니, 미쳤나 보다.

 '천사님이 소파 바로 앞까지 다가와 한쪽 무릎을 꿇었다.

 뭐야. 지금 나한테 프러포즈 해? 완전 어이없어. 아 그냥 나랑 눈 맞추시는 거구나. 오케이.

 이상하게 의식하지 말자, 어차피 천사님은 나 좋아하시는 거 아니니까.'

 

 "뭐가 죄송해?"

 "네?"

 "궁금해, 알려주라."

 

 그야... 하고 알려주려다, 천사님 입술 밑에 웃음이 있다는 걸 깨닫고 나는 입을 앙다물었다.

 

 "... 이미 아시는 것 같은데요, 천사님 입술은."

 "사실은 대빈이한테 들었는데 너한테도 듣고 싶어서 그랬어. 네 목소리 예쁘잖아."

 "죄송한 건 맞는데 너무... 참, 당당하게 웃으셔서 어이가 없네요."

 "왜 너를 보면 웃음이 나는지 알 것 같아. 그리고 나 다른 사람 안 좋아해, 예현아."

 

 다른 여자 좋아한다며? 그새 또 바뀌었... 을 리는 없을 것 같은데. 그럼 누구야?

 그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더 나아가 천사님이 줄곧 나를 좋아했을지도 모른다는 발칙한 생각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서 나는 애써 천사님을 독기 오르도록 노려보았다.

 

 "천사님."

 "응?"

 "연재야."

 "... 어?!?!"

 "..."

 "말해줘도 돼, 예현아."

 "너 나 좋아해?"

 

 이런, 말은 왜 깐 거야. 그렇지만 좀 직진했다.

 천사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미안해지려 하다가도 이내 내 선택에 확신을 굳혔다.

 오해를 하면서까지 너의 감정을 부정하고 싶지가 않았어.

 

 "... 어!?!?"

 "내가 오해한 거면 말해줘도 괜찮아."

 "응, 그런데 여기서 대답을 하면 고백... 이 되는 거잖아, 전부터 하려고는 했지만 이렇게 할 생각이 아니었는데."

 "우와, 대박. 천사님 나 진짜 좋아하는구나."

 "응, 진짜 좋아해."

 "그럼 나중에 제대로 고백해, 네 생각대로."

 "그럼 내가 제대로 고백할 때까지 예현이도 내 생각 해줘."

 

 오, 우리 천사님 고수네???

 귀가 빨개져서 움츠러들다가도 지지 않으려는 듯 굽힌 고개 위로 시선을 마주치는 모습이 귀여웠다. 귀여운가??????? 웃긴 것도 같고.

 아무튼 그래서 나는 답하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응, 나도 네 생각... 아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잘 생각해 볼게."

 

 아.

 귀찮은 일은 질색인데.

 아.

 정말로.

 

 내 얼굴에 모처럼 화창한 웃음이 걸려 있다는 건 화장실을 간 후에서야 알았다.

 어? 잠시만, 그러면 백대빈도 나 좋아하는 거네? 어쩌냐??

 

 /

 

 "질렀다."

 "뭘 질러?"

 "아니, 질러짐 당했다."

 "서연재, 어그로 끄는 거면 완전히 성공했네. 나 이런 거 진짜 못 참으니까 지금 당장 알아듣게 제대로 말해."

 

 연재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굳이 예현과 자신 사이에서 일어난 사랑을 악마한테까지 일러바치고 싶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들켜짐으로 인해서 얘도 들켰을 테니 언질은 해줘야겠지?

 

 "나도 들켰고, 너도 들켰어."

 "그니까 뭘 들켰는데!?!?"

 "... 우리가 함께했던 거."

 "야, 징그러운 소리 하지 마!!! 여태까지 살면서 우리가 함께했던 거라고는 방 쓰는 것 밖에 없었어!!!!!!"

 "아니, 그거 말고 너도 나도... 많이 즐거워했던 거."

 "뭐라는 거야. 내가 여기서 즐거워한 건 김예현 좋아한 거 밖에 없었거든."

 "..."

 "어...?"

 "..."

 "야...?"

 

 대빈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

 그러다가도 연재의 시선이 저를 향했음을 깨닫고는 금방 초점을 되찾았다.

 

 "아오 씨, 이 미친 자식!!!!!!!"

 

 조금 상기된 상태로.

 

 "... 너까지 들키게 한 건 유감이야."

 "유감?!?! 그게 다야? 나 차이면 어쩌라고??"

 "응."

 "하긴, 매사에 침착, 차분, 다정 어쩌고 타이틀을 얻은 네가 이렇게까지 얼빠질 일이 뭐가 있겠어, 그렇지?"

 "응, 그렇지."

 "그래도 조용은 하네. 재수 없어."

 "..."

 "그러면 우리 둘 중 한 명 이상 두 명 이하는, 반드시 차이겠다. 그렇지?"

 "응..., 그렇지."

 "...재수 없어."

 "뭘 자꾸 재수 없대? 이제 진짜로 나는, 예현이한테 잘 보여야 해."

 

 연재가 금세 혼을 되찾고 이부자리를 정리했다.

 

 "너 정신 아직 안 돌아왔나 보다, 지금 두 시야."

 "새벽엔 자는 게 맞는 거야. 나는 누워서 본격적으로 대시할 방법 생각할 거니까 좀 입 다물어줄래."

 "아니, 오후 두시야."

 "어...?"

 "응."

 

 대빈아, 나 어떡해?!?!?!

 사실 하나도 안 조용해. 질렀어. 그냥 완전히 질렀다고...!!!

 나는... 내가 이렇게 빨리 차일 일은 없기를 바랐어!!! 그리고 아주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일은 없을 줄 알았고!!!

 

 별안간 연재가 눈물방울까지 떨어내며 대빈에게 안겼다. 엉겁결에 다 큰 남성의 눈물 자국을 어깨로 받아내게 된 대빈은, 제 손을 어떻게 둬야 할지 망설이다가 그냥 내키는 대로 꿀밤을 한 대 꽁 때렸다.

 

 "그러게, 내가 티 좀 내지 말랬지 서연재!!!"

 "왜 남의 머리를 때려, 그리고 좋아하는 티는 자기가 더 냈으면서 뭐라는 거야!!!"

 

 ? 하긴, 그것도 그래.

 분명 내가 더 티를 냈는데 왜 김예현은 서연재를 먼저 안 걸까?

 

 대빈이 연재의 머리로 향하던 손을 멈추고 두뇌를 움직였다.

 둘 사이에 뭐가 있어서?

 고작 존경? 그니까 그 감정 하나 때문에 내가 쟤보다 늦었다고?

 

 "일단 조용히 좀 해, 나도 네 덕분에 의도치 않고서 내 감정 질렀으니까!!!"

 "싫어!!!!!!"

 "조용히 말해, 귀청 떨어지겠어!!!"

 "싫어!!!!!!"

 "김예현도 시끄러울걸!!!"

 "응."

 

 /

 

 아, 다 들려. 둘이 저런 캐릭터였어?

 

 방문 사이로 연재의 앙탈이 상당해서 나는 그만 웃음을 참다가도 터뜨렸다.

 푸하하, 백대빈이 고생이네. 말리지는 않을게. 너도 고생 한 번쯤은 해야지. 우리 앙탈쟁이 천사님 잘 부탁하고... 나도 너무 질질 끌지는 않을게.

 너랑 같이 있으면 웃음이 막 나오는 거는 맞는데 내 감정도 너처럼 연애 감정이 맞는 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 그거를 생각 좀 더 해보고... 다만 너무 헷갈리면 엇갈리게 되잖아? 나는 네가 지치지 않도록 신속하게 정의를 내야지.

작가의 말
 

 백지백 : 연재야...!!..!!!.!!

 태현 : 욜~ 서연재 용기 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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