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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 악마 왔어요
작가 : 백지백
작품등록일 : 202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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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좋아해? 정말로?
작성일 : 22-02-02     조회 : 306     추천 : 1     분량 : 2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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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좋아해? 정말로?

 .

 .

 .

 "..."

 "..."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연재가 눈을 위태롭고 하얀 반달 모양으로 곱게 휘어 접었다.

 

 "아니다, 이번 거는 그냥 안 알려줄래."

 "뭐야, 왜?"

 "나 원래 비밀 많잖아. 몰랐어?"

 "아니, 알아, 그럼 이유라도 말해봐, 나조차도 납득이 되게."

 "... 생각해 보니까 내가 옆에서 미주알고주알 하다가 너랑 예현이가 잘 되면 지켜주지를 못 할 것 같아서 그래."

 "뭐? 그게 뭔 상관이야, 아무리 봐도 이유가 어처구니없으리만치 빈약한데?"

 "대빈아. 너는 태생적으로도, 필연적으로도 해를 끼치는 존재잖아. 미안하지만 나는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잠시만, 나 너를 볼 때마다 드는 의문이 있어, 우리 연재는 자기 불리할 때마다 성악설을 내세우는데 그게 너에게는 핑계 말고 마땅한 이유라도 되는 거야?"

 "사실이잖아. 지금까지 너의 행동들이 증명하는 것도 맞고."

 "... 또 효과 없는 변명 나왔다. 변명으로 변명을 덮어서 주제마저 바꿔버리네."

 "모든 미성숙이 해악이 될 순 없어, 자자, 졸리다."

 

 손을 휘적이며 저를 등지고 눕는 연재에, 결국 정신이 말똥말똥한 대빈이 홀로 남아 혀를 끌끌 차 대었다.

 

 "하여간 괴상한 놈. 김예현 좋아하는 거면 그냥 좋아한다고 말을 해. 굳이 타격은 1도 없는 말들로 날 설득시키려 하지 말고... 같이 엎치락뒤치락 사랑스러운 사랑싸움 좀 해보자는데 왜 그렇게 예현이하고 나를 피해?"

 "..."

 "아니면 너도 모르는 거야? 네 감정을?"

 "아니, 그게 아니라."

 "우리 연재 키만 말쑥하니 컸지 아직 아기네. 아기? 완전 아기 연재, 아기 천사."

 "뭐냐, 그건? 말이 왜 그렇게 넘어가? 진짜 뜬금없고도 재미없다."

 "뜬금없는 게 뭐 어때서? 너는 자기 감정 하나도 제대로 알지도 못하잖아."

 "그건 너도잖아."

 "난 조금씩 인정해 보려고."

 "... 뭘?"

 "내가 김예현이랑 친해지고 싶은 이유, 내가 김예현을 예쁘다고 생각하는 이유, 내가 김예현에게 해를 끼치고 싶지 않은 이유까지... 전부 다, 그리고 나 노력파잖아."

 "노력파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넌 무계획이면서?"

 "노력을 무시하지 마. 그게 얼마나 힘든 건지 알기나 해?"

 "... 응. 그러니까 너는... 노력으로 그 아이를 좋아하는구나."

 "그래, 나 이제서야 조금 말이 놓인다. 너랑 대화하는 거 생각보다 별거 아니네."

 "...... 그래, 멋지네."

 "말이 길었지? 그러니까 내 말은,"

 "응."

 "설령 감정을 자각하면 자각했지, 부정하면서까지 김예현에게 상처 주고 싶지는 않다는 말이야."

 "내가 내 감정을 알지 못하는 게 그 애에게는 상처가 될까?"

 "... 나도 모르겠다. 그냥 네 말대로 우리 일단은 좀 자자."

 "어휴, 저 잠맙보."

 

 예현은 천사를 존경한다.

 천사는 예현과의 관계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렇다면 천사가 예현과 그 관계와 얽힌 감정들을 알지 못해 부정하는 행위가 그녀에게는 상처가 될까 하고 의문이 밀려왔지만, 대빈은 언제나 그랬듯이 생각을 비우기 위해 눈꺼풀을 감고 잠을 청했다.

 

 '어쨌거나 나는 나고, 누가 뭐라던 내 마음이 제일 우선이니까.

 누가 누구를 존경하든, 사랑하든, 혹은 입덕 부정기이든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

 

 /

 

 어김없이 오늘도 따뜻한 음식 냄새를 곁들인 아침이 밝았다. 같이 산다는 말을 실행한 이후로 요리도 청소도 웬만한 집안일들은 죄다 천사님이랑 악마 둘이서 번갈아 가면서 해주시는 덕분에 나는 아침마다 편히 눈을 뜰 수 있었다.

 

 "일어났어?"

 

 천사님이 커다란 앞치마를 풀어 의자 위에 탁 소리가 나도록 걸더니 별안간 나를 돌아보았다.

 일부러 소리를 작게 내려 노력했던 내 발자국의 숫자가 무색하게도, 천사님은 어제나 혹은 그제의 껄끄러웠던 일들은 전부 잊어버린 다정한 표정이었다. 원체 다정하시니 구분하지 못하는 나를 틈탄 장난스러운 고의일 수도 있겠다만 말이다.

 

 "네. 천사님도 안녕히 주무셨어요?"

 "우와, 그 말 되게 기분 좋다."

 "네?"

 "나도 예현이를 많이 존경하는데, 방금 네가 높여서 해준 인사말을 들으면 마치 네가 더 나를 존경해 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

 '어쨌거나 나는 나고, 누가 뭐라던 내 마음이 제일 우선이니까.

 누가 누구를 존경하든, 사랑하든, 혹은 입덕 부정기이든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

 

 /

 

 어김없이 오늘도 따뜻한 음식 냄새를 곁들인 아침이 밝았다. 같이 산다는 말을 실행한 이후로 요리도 청소도 웬만한 집안일들은 죄다 천사님이랑 악마 둘이서 번갈아 가면서 해주시는 덕분에 나는 아침마다 편히 눈을 뜰 수 있었다.

 

 "일어났어?"

 

 천사님이 커다란 앞치마를 풀어 의자 위에 탁 소리가 나도록 걸더니 별안간 나를 돌아보았다.

 일부러 소리를 작게 내려 노력했던 내 발자국의 숫자가 무색하게도, 천사님은 어제나 혹은 그제의 껄끄러웠던 일들은 전부 잊어버린 다정한 표정이었다. 원체 다정하시니 구분하지 못하는 나를 틈탄 장난스러운 고의일 수도 있겠다만 말이다.

 

 "네. 천사님도 안녕히 주무셨어요?"

 "우와, 그 말 되게 기분 좋다."

 "네?"

 "나도 예현이를 많이 존경하는데, 방금 네가 높여서 해준 인사말을 들으면 마치네가 더 나를 존경해 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

 "... 아."

 

 기억하셨구나. 천사님은, 모조리 기억하고 계셨구나.

 어제와 그제의 껄끄러웠던 일들을...

 

  "상대방을 우선으로 위해주는 관계가 이렇게나 예쁜 거였구나. 나는 그동안 몰랐네."

 

 천사님은 자신의 뺨 위로 연분홍색 홍조를 띠고는, 찬찬히 말씀하셨다.

 

 '... 진짜 뭐래, 내가 지금 일어나서 한 거라고는 존댓말으로 한 아침 인사 밖에 없는데.'

 

 "내가 너를 알게 해줘서 고마워, 예현아."

 

 천사님의 감사 인사는 다정하다.

 첫인상과 중간 인상의 신뢰가 쌓여 믿음을 주신다.

 달달하다. 또한 목소리는 되게 따뜻하고 포근하셔서 사람을 녹인다.

 그렇게 산뜻하게 웃으면서 말해주면 진짜로 내가 대단한 사람인 것 같아진다.

 

 나는 눈동자를 굴리면서 천천히 생각했다.

 

 "아, 대빈이... 는 아직 자고 있어. 너 밥 먹는 것만 마저 보고 내가 곧 깨울게. 미안해."

 

 그렇게 어영부영 천사님과의 오해를 풀고 난 후 맞는 첫 아침은 생각보다... 되게... 달았고... 입안에서 녹는 쌀보다 달았으며... 달달했다.

작가의 말
 

 백지백 : 백대빈 일어나!!!!

 태현 : 생각보다.. 되게... 달달 무슨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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