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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철의 후예
작가 : 이돌
작품등록일 : 2018.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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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부 깊은 관계
작성일 : 18-12-04     조회 : 384     추천 : 0     분량 : 4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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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깊은 관계

 

 

 

 

 “김정은 암살이야!”

 

 수복이 담담하게 뱉었다. 나 돌은 수복이 던진 말의 뜻을 몰랐다.

 

 “김정은 암살...”

 

 나 돌이 중얼거렸다. 나 돌이 못 알아들었다고 생각한 수복은 설명을 곁들였다.

 

 “로캣맨은 김정은 별명이고, 명성황후를 시해 할 때 왜놈들 작전명이 ‘여우 사냥’ 이었어.”

 

 수복이 알았냐는 눈으로 나 돌을 보았다. 김정은 암살이라는 말도 느닷없었다. 그리고 요코가 그 일과 연관 있다고 확신에 차서 몰아부치는 수복의 행동이 마땅치 않았다.

 

 “요코가 왜 그런 일을 해? 그만해...”

 

 나 돌은 요코를 곤란하게 만드는 수복을 설득하려고 들었다.

 

 “왜 하냐고? 일본 사람이잖아, 이 나라를 혼란에 빠트리려고 그러겠지, 어때?”

 

 수복은 자기 생각이 어떠냐고 요코에게 물었다.

 

 “닥쳐, 더 하면 죽음이다.”

 

 요코는 단호하게 수복을 몰아붙였다. 수복은 요코와 시선이 마주치자 돌렸다.

 

 “여자랑은 싸우기 싫은데...”

 

 수복이 중얼거렸다.

 

 “미안하다고 해, 일본사람이라고 전부 나쁘지는 않아... 요코는 좋은 사람이야.”

 “형, 나는 나쁜 놈이야?”

 

 수복이 따졌다. 그런 건 아니지만 요코를 화나게 만들면 나 돌 자신이 곤란해진다고 생각했다.

 

 “아니, 훌륭한 내 친구지, 요코도 좋은 사람이고... 그만해, 부탁이야!”

 

 사정조로 졸랐다. 수복이 나 돌과 시선을 마주치자 돌아섰다. 골목에는 세 사람을 감싸는 정적이 돌았다. 수복이 골목 입구를 향해 걸었다.

 

 “어디 가? 같이 가야지.”

 

 수복에게 어디 가는지 물었다. 수복이 어깨높이로 손을 들어 좌우로 흔들었다.

 

 “집에 가, 별일 생기면 전화해, 여자 조심하라는 속담이 맞았...”

 

 수복이 혼잣말을 남기고 골목을 나갔다. 나 돌은 미안한 표정으로 요코를 보았다.

 

 “미안해요, 아직 사회생활이 서툴러서...”

 “형? 저 사람이 형이라 부르니까 이상하다... 여자 못 믿어?”

 “아니요, 사람마다 다른 건데, 요코는 좋은 사람이고요.”

 

 요코는 소리 내어 웃었다.

 

 “겨우, 좋은 사람?”

 “아, 아니요, 아름답고 매력적이고 지적이고 사랑스러워요.”

 “나 돌은 사회생활 잘하네...”“아니에요, 진심인데요...”

 “고마워, 키가 커져서 멋있긴 한데, 낯설다.”

 “낯설어요, 난 좋은데...”

 “처음 본 순간을 기억해서 그래, 멋있어.”

 “겨우?”

 

 요코의 말투를 흉내 내며 웃었다. 요코도 웃으면서 골목을 걸어 나왔다.

 

  *..*

 

 핸드폰에 12시라고 적혔다. 상길은 핸드폰 배경 창에 시간을 확인하고 일어났다. 휘청거리며 옆에 앉아있는 민지를 내려 보았다.

 

 “열두시야, 집에 가야지...”

 “벌써, 잘 챙겨요.”

 

 민지는 오기가 발동했다. 술이 취했음에도 시간 됐다고 일어나는 상길을 잡고 싶었다. 민지는 일어나며 상길의 허리를 잡아 부축하는 척, 의자로 넘어졌다. 상길이 자연스럽게 민지 위에 쓰러졌다.

 

 “어, 이러면 안 되는데...”

 “중심 잘 잡아요.”

 

 일어날 생각 없이 밑에서 상길을 향해 웃었다. 상길이 느닷없이 민지의 입술을 덮쳤다. 민지가 얼굴을 옆으로 살짝 돌리는 척, 입술을 받았다. 상길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민지를 탐했다. 민지가 손으로 상길의 등을 쓰다듬었다.

 

 “사랑해, 사랑한다고...”

 “정말요?”

 “당연하지, 사랑해...”

 

 상길은 거친 숨을 몰아쉬다, 민지 옆으로 쓰러졌다. 그리고 입을 크게 벌리고 큰 숨을 몰아쉬었다. 민지는 상길이 잠이 들자 어이없는 표정으로 내려 보았다. 상길을 흔들어 깨웠다.

 

 “일어나요, 상길씨!”

 

 가슴을 잡고 흔들었지만, 상길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돌아눕다 바닥에 떨어졌다. 손을 올려 자연스럽게 의자를 잡고 일어나 노래방을 한 바퀴 휘, 둘러보고 나갔다. 민지는 핸드폰을 챙기고 따라 나갔다.

 

 “차가 어디 있지, 대리 불러!”

 “차는 안 갖고 왔어요, 택시 타고 가세요, 갈 수 있어요?”

 “잠실 사단지 로즈아파트 오백이동 천백 일 번지, 나 술 안 취했어, 민지야!”

 

 상길은 민지의 어깨를 끌어안고 비틀거리며 얼굴에 입술을 갖다 붙였다. 민지는 상길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입술을 붙였다. 상길이 민지의 허리를 꽉, 껴안고 키스를 했다. 상길이 키스를 하면서 한 발 앞으로 가다, 민지와 둘이 쓰러졌다.

 

 “아, 미안, 미안, 집에 가야 하는데 말을 안 듣네.....”

 

 상길이 일어나려고 비틀거리다, 맥없이 주저앉았다. 전봇대에 얼굴을 붙이고 기대고 앉아 고개를 숙였다. 요란하게 코를 골았다. 민지가 상길을 일으키려고 시도하다가 힘에 겨워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

 

 “무조건 무조건이야.....”

 

 민지가 무조건이라는 노래를 웅얼거렸다. 지나가던 행인이 민지와 상길을 보면서 지나갔다. 무조건을 앉아서 부르던 민지가, 일어나서 두 손을 머리 위로 세워 올리고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짜짜라 짜라짜라 짠짠짠!”

 

 술 취한 취객 둘이 지나가다 민지가 노래를 부르자, 따라 부르며 몸을 흔들었다. 민지는 노래를 멈추고 두 사람과 등을 돌렸다. 두 취객은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민지의 주변에서 춤을 추었다. 민지는 뒤로 물러나다 쓰러져 있던 상길에 걸려 뒤로 넘어졌다.

 

 “아야, 이 아저씨들이 술 취했나, 가요!”

 

 민지는 쓰러진 것이 민망해 고함을 질렀다. 민지의 고함소리가 큰 길에 울려 퍼졌다. 취객은 민지가 고함을 치자, 노래를 멈추고 쓰러진 상길과 앉아있는 민지를 번갈아 보았다. 달리던 택시가 민지 옆에 섰다. 택시에서 큰 덩치의 수복이 내렸다.

 

 “여기서 뭐해요?”

 “응, 아니... 한 잔 했다, 이 사람은 회사 사람인데 술 취해서 자네, 갈 수도 없고...”

 

 민지가 쓰러진 상길을 보면서 변명을 늘어놓았다. 두 취객은 큰 덩치의 수복을 보더니 어정쩡한 걸음으로 물러갔다. 수복은 민지를 택시에 태웠다. 그리고 상길을 일으켜 똑바로 세우고 택시를 잡았다. 상길을 택시 잡아 보내고, 민지와 수복은 기다리던 택시에 탔다.

 

 “무조건 무조건이야.....”

 

 민지가 중얼거리며 잠이 들었다. 수복이 술이 취해 잠든 민지를 웃으며 바라보았다. 아파트 안으로 택시가 들어갔다. 수복이 늘어진 민지를 부축하고 택시에서 내렸다. 종운이 아파트 현관 옆에 앉아있다, 뛰어 왔다.

 

 “내가 데려갈게, 이 사람 술이 과했네... 어디서 만났어?”“택시 타고 오다 우연히 길가에 계셔서... 같이 왔어요.”

 “먼저 들어가, 술 깨면 데려갈게.”

 

 종운이 민지의 허리를 잡았다. 수복이 넙죽 인사를 하고 아파트로 들어갔다. 종운이 민지를 데리고 벤치를 향해 걸었다. 고개를 숙이며 따라 걷던 민지가 노래를 불렀다.

 

 “무조건 무조건이야, 짜짜라 짜라짜라 짠짠짠!”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자, 종운이 민지의 입을 막았다.

 

 “조용, 그만 해!”

 “놔, 놓으라고요...”

 

 민지가 고개를 들어 종운을 보더니, 놀라며 몸을 뺐다. 똑바로 서려고 두 발을 모으다가 옆으로 비틀거렸다. 종운이 부축하려고 허리를 잡았다. 민지가 몸을 뺐다.

 

 “뭐야, 뭔데 여기 있어, 꺼져!”

 “그만해, 술 마신 건 봐 줄 거니까, 들어가자.”

 “봐조? 뭘, 뭔데 여기 있어, 꺼지라니까!”

 “알았어, 조용... 제발 조용히 말해.”

 “가, 꺼지라고!”

 

 민지가 손바닥으로 종운의 얼굴을 갈겼다. 종운은 얼굴이 돌아가게 맞고, 뒤로 한 발 물러났다. 민지가 또 때리려고 손을 들고 앞으로 왔다. 종운이 민지의 손을 잡아 내렸다. 민지가 큰 소리로 외쳤다.

 

 “이혼 했으면 나타나지 말아야지, 왜 자꾸 오냐고? 응!”

 “그만, 민원 들어가겠다, 조용히 말해, 한 잔 더 할래?”

 “싫어, 엉큼하기는... 싫다고....”

 

 민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종운이 난감한 표정으로 옆에 앉았다. 민지는 눈을 껌벅이고 종운을 보더니, 종운에게 기대고 거친 숨을 몰아쉬더니, 잠이 들었다.

 

  *..*

 

 카페 건물 3층에는 음악소리가 은은하게 퍼졌다. 하얀 거품 가운데 초코색 하트가 자리 잡았다. 요코는 거품이 가득 찬 라떼를 입으로 가져갔다. 블라우스의 앞 단추가 풀어져 일본도가 매달린 목걸이가 눈에 띄었다. 하얀 얼굴에 늘어진 긴 생머리가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었다.

 

 “술 취한 사람만 돌아다니네...”

 

 요코가 유리벽을 통해 밑을 내려 보고 중얼거렸다. 요코의 아름다운 얼굴에는 걱정이 담겨 있었다. 나 돌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대책이 서지 않았다.

 

 “함께 있으니까 좋아요, 매일 생각했는데...”

 “진짜?”

 “가슴이 콱 막혀서 숨도 쉬기 거북했는데, 이젠 빵, 뚫렸어요.”

 “믿을게, 그렇게 막 쳐들어 올거 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얼결에 따라 나오긴 했는데 걱정이다, 부모님도 걱정 할 텐데... 한 번도 거역한 적 없었거든... 내가 미쳤나 봐...”

 

 요코는 라떼를 한 모금 마시고 나 돌과 시선을 마주했다. 검정 눈동자가 하얀 얼굴을 순수하게 꾸몄다.

 

 “다리를 묶고 가둬 놓은 게 시게이지요?”

 “시게이 혼자 결정할 문제는 아니고, 룰을 어겼다고 보고를 했겠지, 룰을 어긴 것 치고는 가벼운 벌이었어... 아버님이 많이 걱정할 건데...”

 “어떤 룰을 어긴 건데요?”

 “한국 남자를 만난다, 그 사람이 나철의 후예다, 그러므로 요코가 일본을 배신했다는 식으로 전달했겠지, 우리 아버지도 따로 알아 봤더니 비슷하게 맞으니까 막지 못했을 거고, 한국 남자는 나 돌이고... 둘은 깊은 관계라고... 맞아?”

 “뭐가요, 깊은 관계요?”

 

 깊은 관계라는 말이 좋아서 되물었다. 요코는 웃었다. 요코의 작고 하얀 치아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룰이 한국 남자 만나지 마라에요? 유치하다...”

 “일에 방해 될까봐 막아, 사실 그렇게 돼버렸고...”

 “일요? 로켓맨 헌트요?”

 

 수복이 하던 말이 떠올라서, 농담 삼아 던졌다.

 

 “작전명 로켓맨 헌트 맞아.”“예?”

 

 담담하게 인정하는 요코의 대답에 나 돌은 당황스러웠다.

 

  2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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